고금리 장기화…울산 법인 아파트 매도 증가
금리 부담에 자금난까지 더해지면서 울산지역 법인 아파트 매도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급증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R-ONE)에 따르면 올해 1~9월 울산의 법인 아파트 매도건수는 4735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690건)보다 76.0%나 늘었다.
구군별로 보면 중구가 112건에서 1074건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고, 남구는 994건에서 2227건으로, 울주군은 303건에서 996건으로 늘어나는 등 2~3배 늘었다.
이같은 법인의 아파트 매도는 최근까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져 온 데다, 시중은행 등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남구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예정 지역의 물건을 소유하고 있던 법인들이 금리 부담에 대거 매도했고, 관리처분인가 등 본격적인 재건축·재개발 절차 전 매수를 원하는 실수요자가 생겨나면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은 법인 매도거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등 가계대출에 고삐를 죄고, 기준금리 인하가 주담대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하반기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상반기 전년비 거래량이 크게 늘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울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19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71건)보다 46.0% 늘었다. 반면 올해 3분기(7~9월) 울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4614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656건)보다 소폭 감소했다.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대출 시행으로 연초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이후 하반기 들어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또 울산지역은 누적된 원자잿값 인상과 금리 정체로 인해 최근 일부 입주물량도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악성 미분양’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2024년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울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07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2%(395가구) 증가했다. 울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감률은 전국 평균(4.9%)를 크게 웃돈 가운데 전북(106.2%), 대전(65.3%)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1년 새 늘어난 증감 물량(395가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울산은 연초 실수요자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이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며 “법인 매도 증가세는 일부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거래량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