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성 동서남북 4대 문 터 모두 찾아냈다
2024-11-07 박재권 기자
병영성의 위치와 구조의 변화상 등 높은 학술적 가치를 확인한 중구는 단순 발굴을 넘어 울산의 대표 문화 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병영성 복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6일 중구에 따르면, 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인 1417년 왜적 침입 견제 등 동남 해안권을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성이다. 경상좌도 육군을 지휘하던 병마절도사가 머물던 곳이다. 중구는 병영성 성벽의 선형과 구조를 확인하고자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지난 2022년부터 울산연구원에 의뢰해 병영성 서남구간 일원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해 왔다.
조사 결과, 중구 서동 519 일원에 병영성 초축 당시 성문 시설인 옹성과 문지도리석(문짝과 문설주를 잇는 문지도리를 꽂는 돌), 원산(여닫이 문짝이 안쪽으로 밀려들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턱) 등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발굴 조사단은 이번에 확인한 성문 시설을 병영성 남문으로 보고 있다.
조사단은 병영성을 처음 지을 당시 남문이 존재했지만 16세기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으로 병영성이 훼손됐고, 18세기께 수리 과정에서 병영성 역할 변화로 당시 남문 자리에 서장대(장군의 지휘소)가 들어서고, 남문은 현재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새로 조성된 것으로 판단했다.
김광옥 울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 전기의 남문지가 확실하다고 추정한다. 당시 사람들의 주된 문이다 보니 규모도 서문지보다 훨씬 크다”며 “당장 복원에 들어가도 지장이 없을 정도다. 다만 실제 어떤 구조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완벽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는 초축 당시 남문지를 발견하면서 그동안 알려졌던 병영성 위치와 구조가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점, 15세기 남문에서 18세기 서장대로 시설의 기능적 변화가 확인된 점, 기존 병영성에서 확인됐던 성문 축조 방식과는 다른 남문만의 특징들이 확인된 점 등을 높은 학술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중구는 내년에 관련 자료 보완과 고증 등을 위한 ‘서남구간 일원 보수정비 기본 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중구는 병영성 보존·관리를 위해 2010~2017년 서문지부터 북문지, 동문지에 이르는 성곽 구간에 대한 발굴 조사 등을 진행하고 2016~2021년 해당 지역 정비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초 북문지, 동문지 정비 공사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는 서문 복원 공사를 추진할 예정인데 2년 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병영성 사대문 가운데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남문지 발견으로 병영성은 4대 문지가 모두 확인돼 의미가 크다”며 “서문 복원 사업과 연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 병영성 복원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과 함께 울산 대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