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 / 나연이네]낡고 좁은 집에 3대가 함께 생활
나연(가명, 9세)이는 아빠,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나연이 아빠와 엄마는 지난 2014년 결혼해 나연이를 낳고 생활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16년 갈등이 발생해 별거하다 2022년 이혼했다. 나연이 아빠는 엄마와 별거하게 되며, 당장 모아둔 돈이 없어 급히 할아버지가 살고 있던 집으로 이사하게 됐다.
나연이 아빠는 20대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근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대 시절, 신부전 3기 진단을 받고, 그 뒤로 정기검진과 진료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으로 꾸준히 약물 복용까지 하고 있어 근로활동에 제약이 많은데, 지금은 공공 근로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연이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몸이 불편해 나연이를 돌봐주기 어렵다. 나연이 아빠는 그런 상황 속에서 나연이와 할아버지를 돌보며 일까지 해내는 그야말로 ‘슈퍼맨 아빠’다. 나연이는 그런 아빠에게 “아빠가 요리를 잘해서 좋다”며 애정 표현을 보내기도 한다.
나연이네가 살고 있는 집은 낡고 오래된 주택이다. 무보증, 월세 30만원에 방 2개, 화장실 1개, 주방 1개로 이뤄졌다. 낡은 집이다 보니 습기에 취약해 집안에는 곰팡이 냄새가 심하다.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가구가 많지 않아 정리가 어렵고, 가전들은 오래돼 교체 시기를 넘긴 채 사용하고 있다.
나연이 아빠가 이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어린 나연이 때문이다. 나연이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에 아빠를 잘 따른다.
그러나 집이 좁다 보니 아빠와 함께 방을 사용한다. 아빠는 책상 하나 없는 나연이를 보며,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양육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에 나연이 아빠는 LH 전세 임대 사업에 신청해 선정됐다.
LH 전세 임대 사업에 선정됐지만 나연이 아빠는 고민이 있다. 그간 홀로 경제활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 해온 터라 이사를 위해 모아둔 목돈이 없으며, 조금 있는 돈마저도 이사할 때 필요한 주거 물품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연이 아빠는 고민 끝에 초록우산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