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의 컬러톡!톡!(34)]지속 가능한 친환경 색

2024-11-13     경상일보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색채가 현대 생활과 디자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색이 단순히 미적 아름다움을 위한 도구였다면, 이제는 우리 가치관과 의식을 반영하며,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친환경 색은 인간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베이지, 연한 회색, 파스텔 블루, 올리브 그린, 라벤더, 아이보리와 같은 ‘얼스 톤(Earth Tones)’의 차분한 색들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과 평온함을 제공한다. 이러한 색들은 일상에서 편안함과 휴식을 주며, 과도한 자극 대신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여 지속 가능성의 개념과도 깊이 연결된다. 즉,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색의 선택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친환경 색은 단순히 녹색이나 갈색 같은 자연의 색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지속 가능한 재료와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색, 그리고 인공적인 요소를 최소화한 색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염료를 제조할 때 환경에 유해한 화학 물질 사용을 줄이고, 생분해성 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노력은 색채의 선택뿐만 아니라 색을 만드는 전 과정에서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더 나아가, 기술의 발전은 친환경 색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미생물이나 식물 등 생물학적 자원을 이용해 염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염색이나, 태양광을 활용한 염색 기술 등은 기존의 화학적 염료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인다. 이러한 기술들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게 하며, 디지털 컬러 또한 과잉 생산을 줄이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지속 가능한 친환경 색은 단순한 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환경을 배려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책임감 있는 디자인 선택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 색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하며, 그 안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향한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