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예술의 만남 ‘Art & AI’展
2024-11-14 권지혜 기자
14일부터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동시대미술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두고 찾은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2층 1·2전시실. 이 곳에서는 이날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프레스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특별전에는 7개국 17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조각, 설치, 영상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40여점의 현대미술작품을 선보인다.
예술과 인공지능의 만남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1부 ‘인공지능 세렌디피티(뜻밖의 발견)’에는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고 이야기한 백남준 작가의 ‘월광소나타: 환상곡풍으로’ 작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조아형 작가의 ‘우리는 새로운 불을 발견했다’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조 작가는 백남준 작가를 ‘오마주’한 장면 등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연대기를 다뤘다.
예술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그린 2부 ‘입력과 출력 사이’에서는 노진아 작가의 ‘진화하는 키메라가이아’란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흰색 얼굴을 한 인터렉티브 휴머노이드 로봇인 키메라는 눈동자와 입을 움직이며 직접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키메라 뒤로 지구상 생물의 진화 과정을 담은 생명체들이 얽히고 설켜있었는데 이는 키메라에게 인간이 쌓아온 문명과 기술, 시간과 역사가 담겨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카자르 왕조(1786~1925) 회화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협업해 성별 구분이 없는 새로운 초상화를 보여주는 모레신 알라야리 작가, 사라져가는 언어들을 비슷해보이는 것들끼리 결합해 작품화한 김치앱칩스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예술과 인공지능이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해 다룬 3부 ‘얽힌 실타래를 풀며’에서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인공지능 인플루언서인 홀리 헌드와 맷 드라이허스트의 ‘xhairymutantx’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만들어진 새로운 이미지는 또다시 새로운 인공지능을 생성하는데, 이를 통해 인공지능의 데이터를 훈련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불타는 눈사람의 모습을 한 노상호 작가의 ‘홀리’란 작품은 말도 안되는걸 사실적으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에 대해 꼬집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4부 ‘부유하는 예술’에서는 울산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히토 슈타이얼 작가의 ‘이것은 미래다’ 작품과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인공지능 인플루언서인 스테파니 딘킨스의 ‘Not the Only one’ 작품 등이 있었다.
전시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거짓과 왜곡을 토대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만든 오묘초 작가의 ‘Nudi Hallucination’ 작품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허정선 전시운영팀장 대행은 “이번 전시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작가들이 인공지능으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며 “어렵게 느껴지는 인공지능을 재밌고 쉽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채홍기 울산시립미술관장은 “현재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게 가장 앞선 사람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이 인공지능 전시에서 아방가르드(혁신적 예술운동)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