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숙 네번째 시집 발간, 무한한 내면의 깊이를 견뎌내는 시간
경상일보에 ‘월요시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송은숙(사진) 시인이 4번째 시집 <열두 개의 심장이 있다>(걷는사람·152쪽)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송은숙 작가가 <돌 속의 물고기> <얼음의 역사> <만 개의 손을 흔들다> 이후 3년 만에 묶어낸 4번째 시집으로, 4부로 구성돼 총 53편의 시가 실렸다. 시집은 애써 외면해 온 내면의 무한대와 마주하며 그 깊이를 견뎌내려는 시인의 충만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직관과 예지로 가득한 송 작가의 시 세계는 삶과 죽음의 긴장을 견디며 탄생한 서정으로 완성된다.
시인은 시 ‘화분’에서 “선물 상자 안엔 다시 상자가, 그 상자 안에 다른 상자가, 그 상자 안에 또 다른 상자가 있다 / 그럴 수 있다/ 열두 번째 상자를 꺼내다 잠이 든다…”라고 표현했다.
일상을 보내면서도 ‘시인이 하는 일’에 대해 골몰하는 송 시인은 ‘열두 가지 색 안’에서 ‘열두 개의 심장’(화분)을 발견한다. 열두 개의 심장으로 열두 개의 삶을 살아내는 시인은 바람 든 무에서 ‘껍질과 칼의 경계에 돋는 소름’을 느끼며, 무(無) 안에 새겨진 죽음과 무한의 바람을 마주한다.
이재훈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송은숙의 시집에는 유독 바람이 많이 등장한다. 바람의 촉감과 예기치 못하는 운명과 무형의 가치를 시인의 감수성으로 이리저리 풀어놓는다. 그렇다고 송은숙이 바람의 시인은 아니다. 바람이 아니라 바람의 너머를 사유하는 시인이다”라고 한 뒤 “이제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열두 심장을 가진 시인이 어떤 아름다운 언어를 타전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라고 평했다.
송 작가는 시인의 말을 통해 “산 가까이 살다 보니 새소리에 잠이 깬다. 그 사이로 뒤채고 펄럭이고 솟구치고 터져 나오는…두근거리는 시작을 받아쓰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라고 했다.
송은숙 작가는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울산대 대학원 국문과를 수료했다. 2004년 ‘시사사’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시집 <돌 속의 물고기> <얼음의 역사> 등을 펴냈다. 현재 ‘화요문학’과 ‘봄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