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한 수능…최상위권 변별 걱정

2024-11-15     이다예

정부의 의대 증원이 반영된 첫 시험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울산 27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는 올해도 유지됐고,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기조도 이어졌다. 성적 통지표는 오는 12월6일 배부된다.

1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응시한 울산 지역 수험생은 총 1만638명이다. 수험생 1명은 병원시험장(울산병원)에서 응시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응시자 1만524명(미선택 인원 114명 제외) 중 838명이 결시해 7.96%의 결시율을 보였다. 지난해 결시율(8.68%)보다 0.72%p 낮았다.

3교시 영어영역은 응시자 1만416명(미선택 인원 222명 제외) 중 910명이 결시해 결시율 8.74%로 집계됐다. 지난해 결시율(9.64%)보다 0.9%p 낮은 수치다.

이처럼 올해 결시율이 지난해보다 낮은 이유는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을 요구하는 대학이 늘었고, 수도권 대학들의 정시 확대 기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의대 증원에 반수생, 재수생 등 이른바 ‘N수생’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능 도전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올해 수능은 모두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지목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무난했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약간 더 어려운 정도로 평가됐다.

킬러문항은 물론 이른바 ‘준킬러문항’(중고난도 문항)도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보다는 쉬웠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한 독해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출제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수학 영역의 경우 개념을 충실히 학습한 학생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교육 내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지나친 계산을 요구한다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 등이 배제됐다는 뜻이다.

영어 영역의 난이도는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 9월 모의평가 수준일 것으로 평가됐다.

202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출제됐던 내용일지라도 문항의 형태, 발생, 접근 방식 등을 변화시켜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아침 최저 10℃ 안팎의 포근한 날씨에 수험생들은 가벼운 차림새로 시험장에 입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로 ‘수능 대박’을 외치는 단체 응원은 사라졌지만, 모든 수험생이 ‘무사히’ 치르고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그대로였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