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0주년 맞는 울산문예회관 대대적 변화와 혁신 필요
울산 문화예술계의 거점과도 같은 울산문화예술회관이 내년이면 개관 30주년을 맞는다. 30세를 논어에서는 ‘이립’(而立)이라고 일컫는다. 뜻이 확고하게 섰다는 뜻이다. 하지만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지역의 문화예술계 거점 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임기가 1년 연장된 마동철 울산문화예술회관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회관 운영 계획을 밝혔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내년 6월께부터 적은 인력의 통합사무국을 시립예술단별로 운영하겠다고 했고, 또 현재 공석인 울산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내년 1월께 확정하고, 5년 연속 불참하고 있는 국내 최고 명성의 교향악축제에도 참여하겠다고 했다. 울산문예회관의 숙원이었던 시립예술단별 사무국 운영과 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지휘자 선정은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울산문예회관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울산시민들에게 더 나은 문화예술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 울산문예회관이 노후화되면서 문화예술 공간에 대한 시설 유지보수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울산문예회관 소공연장의 경우 지금까지 한 차례도 좌석 교체와 제대로 된 시설 보수 등이 이뤄지지 않아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립예술단의 고령화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시립예술단의 평균 연령은 시립합창단 49세 등 전체 평균이 47세로 높은 편이다. 마 관장은 내년에 시립예술단의 신규 단원을 뽑는 대신 시즌 단원제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했지만, 시즌 단원제의 효용성을 놓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등 시즌 단원제가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시립예술단 공연의 객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기자가 지난 3월 문화 파트로 발령받고 난 뒤 시립예술단의 수많은 공연을 관람했지만 객석이 꽉 찬 경우는 시립교향악단의 신임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선정하기 위한 첫 번째 무대 정도 외에는 없었다.
이 밖에도 남녀노소 모두가 찾을 수 있는 울산문예회관이 될 수 있도록 아트클래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문화도시 울산이라고 하지만 울산시민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 30주년을 맞는 울산문예회관이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로 울산 문화예술계의 거점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 대한 평가는 울산의 문화예술 수준을 간접 평가할 수 있는 잣대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이 문화도시 울산을 이끄는 명실상부한 대표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마 관장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