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사라는 직업

2024-11-20     경상일보

흔히 인별그램이라 불리는 SNS에 ‘학교한줄’이라는 유명 계정이 있다. 교사나 학생들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을 ‘한 줄’에 담에 제보하면 그 사연을 올려주는 곳이다. 게시물을 보고 있노라면 제법 재미도 있고 공감도 되는 내용이 많다.

며칠 전 ‘학교한줄’ 계정에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왔다. ‘교사라는 직업’이라는 제목을 가진 글이다. 제법 긴 내용의 글이었으나 한 줄 한 줄 공감이 되었다. 간략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교사라는 직업 대한 사람들의 오해가 담겨 있었다. ‘교사는 온실 속 화초로 자라서 학생 힘든 마음을 몰라준다.’ ‘수업만 끝나면 빈둥거린다.’ ‘방학만 있으면 모든 고충이 해결된다.’ ‘힘들면 관둬라, 하고 싶은 사람 줄 서 있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학창 시절 온실 속 화초로 자랐는지 모르겠으나 교육 현장은 날마다 야생과 같고 그 속에서 늘 학생과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버젓이 소변기를 놔두고 그 앞에서 소변을 보는 학생, 길 가다 타이어 앞에 꼬치를 두고 와 민원이 오는 일.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기상천외하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에 일어난 일도 해결사가 되어 해결해 줘야 한다. ‘놀이터에서 옆 반 친구가 때렸어요.’ ‘태권도 학원에서 친구가 놀렸어요.’ ‘현장 체험 학습 날 새벽에 치마를 빨아서 입을 옷이 없어서 등교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 해결해 주세요.’ 이러한 전화와 카톡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그런 교사에게 ‘그래도 방학엔 쉬잖아요?’라고 하면 상당히 억울하다. 방학에도 각종 캠프와 행사로 학교에 출근하거나 필수 연수에 참가 해야 한다. 막상 쉬는 날을 따져보면 다른 직업의 휴가나 연차 일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조차도 하루 쓰려고 하면 수업 준비부터 보결까지 준비하고 알아봐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 나 때문에 학생들과 동료 교사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사라는 직업을 전문직으로 봐주는 사람도 드물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지식 수준이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라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의 전문성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지식 수준에서 오지 않는다. 1년간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수업을 준비하며 학생 수준으로의 하강을 통해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단 하루만이라도 교실 속에 들어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본다면 쉽게 할 수 없는 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때 마주한 게시물 하나에 섭섭한 마음이 들어 투정을 부리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그럼에도 교사라는 직업은 여전히 이상하게 매력적인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보다 긍정적으로 시선에서 비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알리는 것이 또 다른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신단아 화암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