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카티세포치료센터 개소 1주년, 울산 혈액암 치료 메카로 우뚝
#거대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은 60대 남성 A씨는 서울로 원정 진료를 다니며 수년간 표준 항암 화학치료를 받았다. 오랜 노력에도 차도가 없고 재발이 반복됐다. 지난해 혈액암이 재발하자 큰 낙담을 했다. 더 이상 손쓰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고향 울산에서 카티(CAR-T)세포 치료센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향했다. 카티세포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A씨의 T세포를 채집해 다시 A씨에게 투여했다. 치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완전관해(현재 병이 없는 상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그를 괴롭히던 혈액암으로 벗어날 준비를 차근 차근 진행 중이다.
불응·재발성 혈액암 환자의 마지막 희망으로 카티세포 치료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울산대학교병원 카티세포치료센터(CAR-T Cell therapy Center)가 개소한 지 1년을 맞았다.
울산대병원은 지방에서는 가장 많은 카티세포치료를 시행하며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카티(CAR-T)세포 치료는 기존 항암제와 개념이 다르다. 항암 효과 약을 투입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울산대병원은 지난해 9월 카티세포치료센터를 개소하고 10월 최초로 카티세포치료를 시행했으며, 지금까지 총 25명의 혈액암 환자에게 카티 치료를 실시했다.
전국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외 다른 대형병원들은 한해 20여건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울산대병원의 시행 횟수는 지방에서는 괄목할만 한 성적이다.
또한 울산대병원의 의미있는 수치는 울산 환자 뿐아니라 타 지역에서 치료의 우수성을 듣고 유입이 많다는 것이다. 약 50%의 환자(부산, 경남, 경북)가 울산대병원으로 와서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중국 등 국외에서도 울산대병원에서의 카티치료 및 혈액암 치료에 대한 문의가 증가 중이다.
조재철(사진) 카티세포치료센터장(혈액내과 교수)은 “지난 1년간 지방 최초로 카티세포치료를 시행하며 지방과 수도권 간 의료 격차를 허무는 시발점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지역 필수의료 강화로 지역 혈액암 환자들에게도 첨단 의료를 제공하고, 원정진료 불편을 없애 환자 생존율을 높이며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울산대병원은 글로벌 기준을 만족시키는 의약품 제조시설인 ‘GMP 시설’을 갖췄고,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하게 세포치료시설 2실을 운영 중이다. 의료진은 혈액내과 전문의 3명을 비롯해 카티세포 코디네이터, 채집인력, 세포처리실 담당 박사, 총괄기록 관리자 등이 환자를 밀착 케어한다.
또한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가 다학제 진료를 통해 모든 환자의 예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예견되는 부작용에 선재 대응하며 빠른 치료와 퇴원을 돕고 있다.
조재철 센터장은 “울산대학교병원은 현재 조혈모세포이식건수 영남권 1위를 기록할 만큼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의료서비스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타 지역에서 믿고 찾아와 주시는 만큼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혈액암 치료의 높은 수준은 2023년 같은 기간(1~10월) 2024년 림프종 신규 환자는 74% 증가했으며, 다발골수종 신규 환자는 53% 증가로 나타났다. 또한 내년 1월에는 조혈모세포이식 시행 1000례 달성을 앞두고 있는 등 울산대병원은 지역 혈액암 치료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카티 치료란
환자 몸안의 T세포를 꺼낸 뒤 암세포가 갖고 있는 특정 항원에 달라붙도록 설계한 다음, 다시 환자 몸 속에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쳐 강력해진 T세포는 전신을 돌며 암세포를 찾아내 사멸시킨다. 한 번 제조한 뒤 한 번 투여하는 것으로 카티 치료는 끝난다. 각종 항암제와 골수이식 등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혈액암 환자가 주 대상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인 만큼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는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