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된 도로를 내집 앞마당인 양…
2024-11-21 이춘봉
20일 찾은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동쪽 방면. 모두박 1길 끝자락에 위치한 왕복 6차선 도로는 양쪽 출입로가 단절돼 주택단지 골목길을 통해서만 진입이 겨우 가능했다.
도로 양 옆은 물론 한가운데에도 차량들이 아무렇지 않게 주차돼 있었다. 차량 종류도 컨테이너부터 포크레인, 소형보트까지 다양했다.
도로 양 끝에는 누군가가 가져다둔 깨진 아스팔트와 모래가 가득 쌓여있거나 방치된 공사 자재들이 곳곳에서 발견돼 폐자재 창고를 방불케 했다.
심지어 도로 가운데 차선에는 넓은 돗자리 3개가 펼져져 누군가 곡식까지 말리고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도로가 애매하게 끊긴지는 오래 됐는데, 관리를 아무도 안하다 보니 자기 집 앞마당처럼 주민들이 이것저것 가져다 두고 이용한다”며 “주차까지는 이해해도 10일 전부터는 아스팔트, 시멘트 무더기까지 쌓이는데 아무도 치우지 않아 주변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우범지역으로 전락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해당 도로는 지난 1994년 3월3일 결정된 대로 110 도시계획도로다.
당초 남구 상개동에서 무거동을 지나 범서읍 척과리까지 연결되는 21㎞ 길이의 도로로 계획됐다.
해당 구간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다운지구 내에 위치하면서 LH 측에서는 2.6㎞ 구간의 도시계획시설 도로 개설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1~2006년 택지 개발이 실시되며 현재의 도로가 일부 개설됐다.
문제는 약 250m 구간의 도로만 개설됐고, 남은 구간의 도로 개설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아 관리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로 관리 및 일대 정비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울산시 관계자는 “LH의 도시계획도로에 속한 만큼 시에서 별도로 해당 도로에 대한 단계별 집행계획을 잡지는 않았다”며 “도로 관리 및 개설 여부는 LH 소관이며, 향후 도로가 준공되면 지자체가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다운2 지구내 대로 1-10 도로는 기존 국도 14호선과 연계해 일부 개설·운영 중”이라며 “전체 구간은 사업 기간인 2025년 12월까지 개설될 수 있도록 공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