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오징어와 울산, 그리고 기후변화

2024-11-21     경상일보

최근 대한민국에서 오징어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울산에서는 오징어 어획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 현상들은 바다 수온의 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구조적 변동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동해의 바다 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오징어의 서식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징어는 차가운 수온을 선호하는 생물로, 동해 수온이 14~18℃ 범위를 벗어나 상승함에 따라 오징어가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번식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동해 수온은 1990년대와 비교해 2~3℃ 상승해 오징어 서식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반면, 울산에서는 오징어 어획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20년에는 전무했던 어획량이 2024년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울산 해역의 해양 환경 변화와 관련성이 깊다. 최근 몇 년간 바다 수온 상승은, 오징어를 기존의 서식지에서 밀어내고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울산 연안의 수온이 오징어의 서식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울산 해역에서 어획량이 증가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오징어의 이동 경로가 계속해서 변동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어획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업계는 이를 예측하고 지속 가능한 어획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어획량 증가에 안주하지 않고, 해양 자원의 변동성을 고려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수적이다.

바다 수온 상승은 단순히 특정 생물종의 이동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오징어뿐만 아니라 그들의 먹이사슬 속 다른 해양 생물들도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

울산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마냥 좋아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생태계 변화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난히 더웠고 길었던 올여름이 겨우 지나갔지만, 그 후유증은 지속되고 있다. UN은 폭염이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다른 기후변화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고 치명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앞으로 여름이 더 뜨거워지고 길어진다는 것은 과학자들의 공통 견해이다.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발생의 공통 원인은 생태계 변화다. 생태계 변화로 박쥐의 서식지가 사람이나 다른 매개 숙주의 서식지와 겹치면서, 인류에 익숙하지 않았던 바이러스와 균이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넥스트 코로나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아파하는 지구를 적극적으로 돌보아야 한다. 지구가 건강해야 우리도 건강할 수 있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