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재개교 목표 삼일고 공법타령 하세월

2024-11-21     이다예
자료사진

울산 남구 삼일고등학교의 재개교가 험로를 걷고 있다.

학교측은 오는 2026년 3월 개교해야 한다며 ‘모듈러 공법으로 개축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울산시교육청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해야 한다’면서도 개교 시점은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어떤 공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사 기간이 수개월 이상 차이 나는 상황 속에서 뚜렷한 해결책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삼일고는 건물 개축 후 2026년 3월 신입생 모집과 동시에 재개교할 계획이다.

앞서 삼일고는 2020년 교육부 건물 안전진단 결과에서 D등급(붕괴 위험 수준)을 받고,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건물 개축 방법을 두고 삼일고와 시교육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2026년 3월 개교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학교측은 건물 1층은 기존의 RC(벽돌) 공법으로 하고, 2·3층은 모듈러(조립식 이동 건물)로 추진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건물 전체를 RC 공법으로 하기에는 개교 시점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30%가량 줄일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지을 수 있다”며 “시교육청이 모듈러 공법을 반대만 하지 말고, 전국 모듈러 학교 공사현장 답사 등을 하면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의 생각은 다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개축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듈러는 과밀화 지역에서 임시 교실로 사용되는 만큼 내구성 문제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공모를 통해 삼일고 건축 설계가 끝났고, 관련 예산도 교부된 사안”이라며 “기존 현상에 설계가 맞춰져 있는데 모듈러로 변경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삼일고는 남구 선암동과 울주군 청량읍 일대의 유일한 고등학교다. 당초 여고였던 삼일고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고, 건물 개축에 들어가면서 현재 해당 지역의 학생들은 멀게는 남구 옥동까지 통학 중이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