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평면화, 공업탑 57년만에 철거 논의
2024-11-22 이다예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에 따른 교통 혼잡 해소와 안전 강화를 위해 기존의 ‘회전하는’ 도로를 허물고, ‘일직선으로 갈 수 있는’ 도로 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 가능성에 따라 로터리 내 공업탑에 관한 철거 논의도 57년 만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21일 ‘도시철도 1호선 건설 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방안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중간보고회는 시와 경찰청, 전문가들로 구성된 도시철도 1호선 교통 분야 실무 전담팀(T/F) 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사의 발표 후 질의·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공업탑 로터리에선 최근 3년간(2021~2023년) 15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87%(132건)가 진입 회전 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1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3년간 공업탑 로터리에서 발생한 보험금을 노린 고의 교통사고 건수가 무려 총 43건으로 전국 교차로 중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현 로터리 체계를 유지한 채 트램 도입 시 로터리 내부 대기 공간 감소, 신호 혼란, 차량 간 엇갈림 심화로 교통체증과 사고 발생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트램 통과 시 모든 접근로에서 적색신호(All Red)를 운영해야 하므로 교통 지체도가 더 증가할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접근로의 방향별 교통량을 고려해 5개 도로가 만나는 5지 평면교차로 개선안이 제시됐다.
평면교차로 개선안을 적용하면 퇴근 시간대(오후 6~7시) 차량지체도(차량이 특정 구간을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가 기존 1대당 246.2초에서 173.8초로 약 2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보고회에선 공업탑 로터리가 가진 산업수도 울산의 상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4월 건립된 공업탑은 울산과 국내 산업화의 상징물로 꼽힌다.
시는 12월 초 토론회를 열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남은 과제로는 차로운영계획, 우회도로 선정 및 정비방안 등이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2차 중간보고회에서 점검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트램 도입과 공업탑 교차로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찰청 및 전문가들과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복교차로~태화강역 구간 11.015㎞를 오가는 트램 1호선은 2028년 말 공사를 완료해 2029년 1월 개통 예정이며, 현재 기본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다.
트램 2호선은 2024년 제4차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 신청돼 있는 상황으로,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