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친환경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2024-11-25     경상일보

‘울산에 지금도 환경오염 문제가 있는가’라고 물으면, 울산시민에 따라서는 대답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과거보다 울산의 대기환경은 뚜렷하게 좋아졌다. 태화강도 깨끗해졌고 태화강 국가정원이 조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2028년에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가 유치되는 등 ‘울산이 과거에는 환경오염을 만들어내는 산업도시였지만 지금은 이미 친환경도시, 생태도시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날씨에 따라 국가산업단지로부터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냄새를 경험하며 걱정하는 주민들도 여전히 있다.

울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대기측정 결과, 환경노출 평가관련 보고서 및 학술논문, 환경부 주도로 수행된 국가산단 주변 주민들의 유해물질 생체 내 농도를 조사해보면, 울산 내에서도 산업단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산단의 환경오염이 누적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즉, 울산의 산업단지는 주변 거주지역 대기오염의 원인을 제공하고 일부 주민들의 생체 내 유해물질농도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울산은 생태도시, 친환경도시에 한걸음 다가간 상태이긴 하지만, 대규모 산업활동과 관련한 환경오염과 건강 영향의 우려가 있다.

그럼 생태도시, 친환경도시를 목표로 해 거기에 한걸음씩 다가가면서도, 산단주변에서의 환경오염 영향을 단계적으로 꾸준하게 줄여나가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현재의 환경보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여기에는 객관적인 자료로 평가하는 방법과 주민들의 주관적인 호소나 민원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울산시가 공식적으로 생산해 내는 울산지역 유해물질 배출량 및 대기측정망자료의 시계열적 분석, 울산산단 관련 환경노출 평가 및 울산의 환경취약지역 주민의 건강평가관련 보고서 및 논문을 주기적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역의 환경보건에 대한 여론 파악 및 민원 청취를 하는 것이다. 자료 분석을 통해 나오는 객관적인 평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역주민들이 환경 실상에 대해 갖는 주관적인 느낌이나 지역주민들이 직접 제기하는 민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주관적인 평가가 객관적인 자료로 알 수 있기 전에 먼저 단초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지역 환경보건 이슈를 발굴하고 지역 환경보건문제 현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는 그렇게 제시된 환경보건 이슈나 현안을 과학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이러한 평가는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좀 더 심층적인 평가가 필요하면 대응연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마지막 단계로는 환경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정책을 제안하고 울산광역시 환경보건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되겠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정 전체에 걸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 및 시민들과의 위해 소통 역시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것을 수행하려면, 적절한 환경보건 거버넌스가 구축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현재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울산에 ‘울산환경보건협의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울산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생태도시, 친환경도시를 목표로 해 거기에 한걸음씩 다가가면서도 산단주변에서의 환경오염 영향을 조금씩 꾸준하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양호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