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12)]차이가 차별되는 세상을 차버리자

2024-11-25     경상일보

장애인 단체나 장애인 부모회에서 항상 외치는 구호가 하나 있다. ‘차차차! 차이가 차별되는 세상을 차버리자’라는 말이 그것이다.

흔히 장애인과 노인은 사회적 약자로 일컬어진다. 장애를 안고 한평생을 살아가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차이를 안고 태어난다. 따라서 그 차이를 줄여 장애인들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차별이 될 수밖에 없다.

노인을 돌보는 시설 종사자들에게도 이와같은 차이가 있다면 돌봄을 받는 어르신들을 차별하는 셈이 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요양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 시설에서 치매와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노인들을 일선에서 직접 돌보는 일은 요양보호사들이 담당한다. 이들 요양보호사들에게 주는 처우개선비는 자격증 유무 등에 따라 지급된다.

법인시설 종사자는 처우개선비 15만원, 교대근무비 6만원, 사회복지사 자격비 4만원 최대 25만원을 전액 시비로 지원받는다.

하지만 지급 자격 요건이 법인 시설에만 한정돼 있어 민간 시설 종사자는 처우개선비를 받을 수 없다.

울산시는 법인 소속 노인요양시설 종사자만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를 지급해 개인 시설에 대한 차별 대우라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장기요양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민간에서도 요양원 설립이가능해졌는데도 이같은 기준에 따라 개인시설은 처우개선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울산시 전체 요양보호사 수는 2100여명, 이 가운데 처우개선비를 받지 못하는 민간 시설 요양보호사는 790여명에 달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요양보호사들의 업무는 근무시간과 근무 형태가 동일한데도 시설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차이를 두다보니 개인 시설 근무자들의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개인 시설 요양보호사들이 법인 시설로 옮기는 일이 허다해 민간은 직원들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울산시 동구와 울주군에서는 조만간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 5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사회에서는 아직도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많이 상존하고 있다. 병들어 고통받는 어르신들을 최일선에서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처우에 결코 차이를 넘어 차별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다시 한번 이 사회를 향해 크게 외치고 싶다. 차차차! 차이가 차별되는 세상을 차버리자.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