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 울산문화예술인]“문화예술계 공정한 기준·평가 있어야 발전”

2024-11-25     권지혜 기자
조원채 사진작가는 사진, 문학, 연극, 성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울산의 만능 문화예술인이다. 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의 단원으로 지난 22~23일 토마토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부기우기 낭만다방’에 출연했으며, 연극과 함께 콜라보 사진전을 진행했다. 최근 제11회 울산시조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1년 미국의 IPA(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에서 Fine art/Abstract 부문 1등을 한 조원채(65) 사진작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문화예술인 중 한 명이다.



◇만능 문화예술인으로 활동

지난 21일 찾은 남구 신정5동 ‘Dreaming Forest’. 2년 전에 마련한 단독주택 형태의 조원채 사진작가 작업실 1층은 조 작가만의 갤러리로, 2층은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1층 갤러리에 들어서자 조 작가가 동·서양 미술가의 작품을 도시공간에서 포착해 등가적 표현 기법으로 오마주한 작품부터 문명이 발달하면서 종교가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까지 방마다 작품이 가득했다. 2층 작업실에는 12월 대구 사진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작품, 연극 ‘부기우기 낭만다방’ 콜라보 사진전 작품 등 최근 작업한 사진들이 곳곳에 있었다.

대구가 고향인 조 작가는 1987년 자동차 관련 자영업을 하기 위해 울산으로 오게 됐다. 30년 정도 자영업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조 작가는 2017년 딸을 시집 보낸 뒤 남은 시간은 본인을 위해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고민하던 조 작가는 학창시절과 20대 때 하던 사진과 문학 작업을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시지회, 한국문인협회 울산시지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울산지회에 가입했다.

그는 2018년 경성대 예술대학 사진학과에 편입, 학사를 취득했으며 이후 경성대 대학원을 다니다가 홍익대 대학원 사진 전공에 입학, 지난 8월 졸업했다.

조 작가는 2021년 ‘Dreaming Forest’란 작품으로 미국의 IPA에서 Fine Art/Abstract 부문 1등, ‘Blossom’이란 작품으로 프랑스의 PX3에서 Fine Art/Abstract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헝가리의 BIFA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해외의 주요 어워드 5군데 중 작품을 낸 3군데에서 모두 수상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로 조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 사진 전공에서 최초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조 작가는 문학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2017년 울산문학 신인상 시조에 등단했으며, 올해 ‘화전놀이’라는 작품으로 제11회 울산시조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조 작가는 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의 창단 멤버로 5년째 연극 무대에 서고 있으며, 울산삼산성당에서 테너 솔리스트, 울산시자원봉사기자단(1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 작가는 “2024 아시아프(ASYAAF)에서 36세(1988년생)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히든 아티스트 부문에 선정돼 전시에 참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인정 받았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체된 울산 사진,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욕구 필요

조 작가는 울산의 사진전은 풍경 사진 위주로 항상 전시가 비슷하고 정체돼 있다며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사진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의욕의 부재로 변화나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부족한 것 같다. 새로운 작품을 해도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 든다”며 “울산의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집단의 기준이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공정한 기준을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에 갤러리와 미술관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조 작가는 “인사동에 가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연간 전시관을 임대해 지방 작가들을 알리고 있다. 울산도 인사동 갤러리를 임대해 훌륭한 작가들을 발굴하는 등 울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며 “울산시에서 운영이 힘든 갤러리들과 새로 시작하려는 갤러리를 지원하는 등 갤러리들을 많이 만들고 홍보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조원채 사진작가는 “새로운 문화예술 분야에 도전하기 보다 현재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작품성을 높이는게 목표”라며 “사진 분야의 공부가 끝났으니 이제는 문학 분야 공부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