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없이 대형선박 원격제어...HD현대, 서비스 상용화 박차
2024-11-29 서정혜 기자
HD현대는 최근 8000TEU(1TEU=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원격제어 기술을 적용해 통합 실증을 하고, 한국선급(KR)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HD현대는 이번 실증을 통해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Avikus)의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과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원격제어솔루션을 활용한 통합 원격제어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원격제어솔루션은 원격 조타·선속 제어뿐만 아니라 선박 운영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해 항해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신 지연, 돌발 상황,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이번 실증에서 HD현대는 세계 최초로 대형상선에 대해 복수 원격운영센터(ROC)간 제어권 전환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선박이 장거리 항로를 운항할 때 하나의 ROC에서 다른 ROC로 제어권을 전환해줘 원격 운항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실증에서는 울산 HD현대중공업에 위치한 통합 디지털 관제센터와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내에 위치한 디지털 융합센터 간 제어권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실증 성공은 자율운항 실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자율운항 선박은 선원법·항만법·해상교통안전법 등의 규제로 인해 실증이 어려운 환경이다. HD현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첨단산업 분야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통해 조건부 승인을 얻어 ROC에서의 조종·혼잡해역 내 충돌 회피 등 실증을 진행했다.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에 따르면 선박 자율운항은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이고,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제어 하는 것을 의미한다. 3단계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제어 하는 것으로 최종 4단계는 완전 자율운항 기술의 도입을 뜻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증을 통해 자율운항·원격제어 기술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