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서도 고압산소치료…울산병원·울산시에 박수를
가스 흡입 등 각종 산업재해가 빈발하고 있는 울산에 고압산소치료센터가 들어선다. 울산병원은 올해 고압산소 치료장비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A동 지하 1층에 82.5㎡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오는 26일 개소식과 함께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울산에서 구급 이송된 환자 중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사례는 385건으로 집계됐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중 연기흡입 환자가 237명(61.6%)으로 가장 많았으며, 화상 환자가 148명(38.4%)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은 산업체가 밀집한 도시로 화재와 가스 누출사고가 빈번하지만, 고압산소치료 시설이 없어 환자들이 부산, 대구 등 타 지역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7월12일 저녁 7시쯤 코스트코 울산점 직원 식당에서 근로자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하지만 울산에는 고압산소치료 시설이 없어 환자들은 할 수 없이 차로 1시간 반가량 걸리는 창원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환자들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목숨을 건 여행을 감수해야 했다. 고압산소치료는 빨리하면 할수록 부작용이 적고 후유증이 적다. 1시간 이내에 치료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탄을 연료로 쓰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고압산소치료실을 갖춘 의료기관이 300곳이 넘었다. 하지만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급감하면서 고압산소치료실도 급격히 줄었다.
하지만 울산은 산업단지가 밀집한 도시로, 화학물질 노출, 가스 중독, 화재 등 고위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도시에 비해 특별히 높은 곳이다. 특히 석유화학단지와 온산공단 등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단에서는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까지 수시로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한 때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적자로 인해 2011년 폐기한 이후 지역내 치료 공백이 지속돼 왔다.
최근 울산병원은 센터 구축을 위해 시비 2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장비 및 인테리어 비용 3억5000만원을 자체 부담해 치료 인프라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가스색전증, 잠수병, 화상, 당뇨성 족부궤양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8인용 고압산소치료기가 도입된다. 울산시민들의 건강 수호를 위한 울산병원과 울산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