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흡입·화상 응급환자 위한 고압산소치료 울산도 가능해져
2024-12-02 석현주 기자
센터 구축으로 지역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물론, 산업재해 및 화재 사고에 대한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혜명심의료재단(이사장 임성현) 울산병원(병원장 이주송)은 올해 고압산소 치료장비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A동 지하 1층에 82.5㎡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구축 중이다. 이곳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가스색전증, 잠수병, 화상, 당뇨성 족부궤양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8인용 고압산소치료기가 도입된다.
센터는 오는 26일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울산병원은 센터 구축을 위해 시비 2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장비 및 인테리어 비용 3억5000만원을 자체 부담해 치료 인프라를 조성했다.
고압산소치료는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화상 등 다양한 응급 질환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부작용과 후유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치료 시점이 빠를수록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지역 내 치료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최근 3년간 울산에서 구급 이송된 환자 중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사례는 총 385건으로 집계됐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중 연기흡입 환자가 237명(61.6%)으로 가장 많았으며, 화상 환자가 148명(38.4%)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은 산업체가 밀집한 도시로 화재와 가스 누출 사고가 빈번하지만, 고압산소치료 시설이 없어 환자들이 부산이나 대구 등 타 지역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압산소치료는 치료를 빨리 받을수록 생존율이 높아지고 후유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타지로의 이송은 환자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울산대병원이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지만, 적자로 인해 2011년 폐기한 이후 지역 내 치료 공백이 지속돼 왔다.
현재 국내 고압산소치료기 보유 병원은 주로 수도권과 일부 대형 병원에 집중돼 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비교적 장비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울산 등 비수도권 지역은 접근성이 낮아 응급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고압의학회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기 설치 비용은 대당 약 3억원에 달하며, 운영 인건비도 상당히 높아 민간 병원에서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병원은 장비를 도입했다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폐기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울산은 산업단지가 밀집한 도시로, 화학물질 노출, 가스 중독, 화재 등 고위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 기구나 가스 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증가한다. 이번 센터 개소는 이러한 산업재해와 계절적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기반으로 지역 병원과 협력해 추가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