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원전해체산업’ 이끌 마중물 되길

2024-12-03     경상일보

영구 정지된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해체하는 기술을 개발할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원복연)이 2일 개원했다. 원복연은 국내 최초 영구 정지 원전인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해체 기술 확보 및 안전한 해체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울산(울주 서생)과 부산(기장 장안) 경계 지역에 건립됐다.

국내 1호 원전 해체 전문 연구기관인 이번 원복연 개원은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원복연은 앞으로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종합 플랫폼으로서 관련 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실증을 거쳐 원전 해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원전 해체 폐기물의 방사능 핵종과 농도를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해체를 지원한다. 원전해체 전문 인력을 양성해 국내 원전 해체 산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으며, 숱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아직 국내에선 독자적인 원전해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원전해체 전문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속히 원전해체 원천기술 확보와 획기적인 인력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내 원전해체 시장이 외국 기업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원전해체 시장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은 492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국내 시장은 30조원이 채 안된다. 2017년 가동 중단된 고리1호기와 2019년 멈춘 월성1호기에 대한 원전해체 절차만 진행중이다. 게다가 현 정부는 수명이 다한 고리 2·3·4호기와 경주 월성원전 2·3·4호기에 대한 수명연장 방안을 추진중이다.

울산은 원전(해체)산업을 먹거리로 낙점했지만, 원전생태 기반은 무척 취약하다. 원전해체 연구기관은 이날 개원한 원복연 뿐이고, 대기업 선도기업은 물론 시장에 진입할 역량을 갖춘 유망 기업군도 거의 없다. 원전관련 전문기관은 부산이 독식한 탓에 향후 입지 확대도 마땅잖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원복연 개원은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의의가 있다. 아무쪼록 이번 원복연의 개원이 울산은 물론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