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을변화와 자연의 경고

2024-12-03     경상일보

가을이 되면 산과 들을 아름답게 물들이던 단풍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는 존재였다. 그러나 요즘은 해가 갈수록 단풍이 일찍 사라지고, 아름답던 단풍의 색깔도 한층 흐릿해 지고 있다. 올해 단풍은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단풍의 실종’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과거보다 짧아진 단풍시즌과 흐릿해진 색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환경문제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고 생각한다.

단풍나무는 기온과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을이 오기 전에 지속되는 이상 고온으로 점점 늦어지는 계절의 변화는 나무들이 충분히 색을 내지 못하고, 잎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그 결과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붉고 황금빛의 단풍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아마도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을 제대로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단풍의 변화는 단지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만을 뺏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 변화는 생태계의 균형을 깨트리며, 식물과 동물의 서식지까지 바뀌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배출가스 감축과 환경 보호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필자가 20년 가까이 탄소중립 실현과 관련된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일부 기업이 환경변화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의 노력만으로 탄소중립 실현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피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모든 기업들이 앞장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한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을 들이고, 일회용품을 줄이며,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등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에서부터 이동 수단, 소비 습관까지 더 친환경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을 함께할 때, 그 영향력은 크게 증폭되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고,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확대하는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시민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인식 강화 교육과 홍보도 적극 장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지금의 기후변화를 미래 세대에까지 책임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 한발짝 앞서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삶의 질 하락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인류가 현재 당면한 함께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고, 환경오염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상호협력 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는 인류가 지구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우리가 매년 가을에 즐기던 단풍의 아름다움이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는 지금, 이를 단순한 자연의 변화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더늦기 전에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호하고, 미래 세대에게 온전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업과 시민, 정부, 국제사회 모두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맞서 하나의 목표 아래, 모두가 함께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는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예년보다 빛 바랜 올가을 단풍의 아쉬운 단면을 보며, 우리 모두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다짐해보는 가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윤우희 (주)우경인더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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