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인생 내공 깃든 원로들의 ‘나이테’
울산지역 시조시인과 동화작가, 대학교 교수 등이 연말을 맞아 시조집, 그림책, 사진시에세이 등을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 작품들이 저마다 특징이 있는데다 특히 저자들이 30~40년 이상 울산에서 작가 생활, 교수 생활을 하면서 펴 낸 것이어서 삶의 흔적도 곳곳에 묻어 있다.
◇정도영 시조집 <칡꽃과 등꽃사이>
울산지역 원로 서예가이자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도영(69) 작가가 자작 시조와 묵필로 엮은 ‘육필(손으로 직접 쓴 글씨) 시조집’ <칡꽃과 등꽃 사이>를 발간했다.
이 시조집은 △1부 칡꽃과 등꽃 사이 △2부 문방사우 △3부 반구천암각화 △4부 자는 아내 모습 △5부 재생 도시 등 5부로 나뉘어 단수 시조 총 70편이 실렸다.
박영식 시조시인은 발문을 통해 “연재 정도영 선생은 현존 서예계에 깊게 뿌리내린 거목이나 다름 없다. 서예가 답게 평생을 갈고 닦은 다양한 서체로 묵필로서 칠십 수의 ‘육필단형시조집’을 낸 것은 실조 대단한 놀라움이다”라고 평했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정도영 작가는 지난해 ‘월간문학신인작품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2022년 부산전국시조공모전(장원), 2021년 울산전국시조공모전(차상)에 입상했으며, 울산시조시인협회 회원, 울산서화예술진흥회 회장, 울산서예문인화대전 운영위원장, 연재서실 운영중이다.
◇전호태 에세이 <생명과 사랑>
전호태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교 교수가 자신의 32년 교수생활 은퇴를 자축하는 의미를 담은 <사진시에세이>(울산대출판부)를 펴냈다.
별도의 퇴임식(12월7일)을 기획하고 준비한 제자들에게 줄 생각으로 출간 기일을 앞당겼다는 이 사진시에세이는 7권이나 되는 시리즈물이다.
이 시리즈에 실릴 시만 무려 655편이다.
2018년 여름부터 썼다는 시들은 국내외 유적, 유물에 시인의 마음을 투사한 것부터 개인적 소회까지 스펙트럼도 매우 넓다. 공개되지 않은 것도 100여편에 이른다.
각각의 시에 덧붙은 사진은 학술 발표와 유적 조사, 특강, 전시 등을 위해 저자가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찍은 것들이다. 시는 7년 동안 쓴 것이지만, 사진에는 30년의 세월이 쌓여 있는 셈이다.
전호태 교수는 고구려 고군벽화, 한국 암각화, 중국 고대미술을 지성사적으로 연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학술적 근거도 전 교수의 연구에 의해 마련됐다.
◇장세련 그림책 <성탄 나무>
울산에서 4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장세련 동화작가가 신작 그림책 <성탄 나무>(책고래·44쪽)를 출간했다.
이 책은 볼품없고 작은 소나무가 지역아동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로 새로운 삶을 맞이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세상을 환히 밝혀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어린이 독자들은 작은 소나무의 이야기를 통해 비교와 열등감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메시지를 발견하며,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장세련 작가는 1988년 창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 현재까지 총 24권의 동화책을 출간하며 아동 문학 발전 힘써왔다.
지난 7월에 출간된 <살구나무 골대>로 제18회 서덕출 문학상 동화 부문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울산문학상, 울산펜문학상, 동요사랑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울산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