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대기업 ‘투자절벽’, 울산경제 위축 우려된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도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환율·물가불안, 교역 위축·차질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것으로, 대기업의 투자 위축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금까지 373개 기업으로부터 20조7224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런 투자유치 성과 대부분 이차전지, 자동차·조선, 석유화학 등에 투자하는 대기업 몫이며, 실 투자가 아닌 투자 예정액이다.
만약 내년도 대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면 일자리 감소, 소비 위축, 지역 경제 둔화 등으로 울산경제는 더 깊숙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다. 울산시는 대기업의 투자 계획과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 위기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8.0%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투자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교해 ‘투자계획 미정’ 기업 비중은 6.9%p 늘었고, ‘계획 없음’도 지난해 대비 6.1%p 늘었다.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이거나, 투자계획이 없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국내외 경제전망 부정적’ ‘국내 투자환경 악화(상법 등 지배구조 규제 강화 등’ ‘내수시장 위축 전망’ 등을 지목했다. 또 내년 설비투자 기조는 대기업 대부분 ‘양적’인 투자를 늘리지 않고, 소극적인 유지·보수를 택했다. 대기업발 ‘투자절벽’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울산경제는 생산과 투자, 수출 모두 대기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지역 총 수출 중 대기업이 83.3%를 점유하고 있다. 자동차, 정유화학, 조선 등 5대 주력수출품 대부분 대기업 몫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내년도 투자를 유보하거나 중단할 경우 울산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시는 투자 환경 개선, 대기업과의 소통 강화, 맞춤형 투자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기업 투자 유치 실적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위기 대응 체계를 마련해 대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거나 중단되는 경우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