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쑥 찾아온 겨울, 화재예방의 중요성
소설(小雪)을 지나며 겨울이 불쑥 찾아왔다. 거리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사람들은 옷깃을 더 여민다.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사람들의 난방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건조해진 날씨 탓에 불씨가 쉽게 번져 작은 실수라도 큰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NFDS)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울산에서 발생한 총 4166건의 화재 중 11월부터 이듬해 2월에 발생한 화재 건수는 36.2%(1509건)를 차지하고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건수 총 387건 중 32%(123건)가 겨울철에 집중돼있다.
또 화재 원인의 약 54%(2171건)는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데 일상 속 작은 부주의가 주된 원인이다.
북부소방서는 ‘불조심 강조의 달’을 운영하며 다양한 화재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철을 나기 위해 시민들에게 몇 가지 사항을 당부드린다.
첫째, 난방 기구는 겨울철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난방 기구를 사용할 때는 주변에 커튼이나 종이, 의류 등 가연성 물질이 없는 곳에 설치해야 하며,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하여 먼지나 이물질로 인한 과열을 방지해야 하는데 특히, 전기히터와 가스난로는 전문가의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여 전기 누전이나 과열로 인한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전기 안전은 겨울철 화재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전기제품은 전선과 플러그에 손상이 없는지 점검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콘센트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한 개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 제품을 동시에 연결하지 않도록 하고 멀티탭 사용 시 정격 전류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누전 사고 방지를 위해 누전 차단기를 설치하여 전기 누전 발생 시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화재 발생 시에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소화기는 가정이나 사업장 내 쉽게 눈에 띄고 접근이 쉬운 곳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화재 감지기는 화재 초기 단계에서 경보를 울려 빠르게 화재를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주거지나 상업시설은 화재 감지기 설치가 필수적이다.
넷째, 화재 대피 요령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화재 대피 요령을 사전에 익혀두면 큰 인명·재산피해를 막을 수 있다. 먼저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여 정확한 위치와 화재 상황을 전달한 뒤 구조 요청을 한다. 대피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계단을 통해 신속하게 대피하고 방화문을 지난 뒤에는 반드시 닫아야 한다. 방화문이 열려있으면 계단 내부로 연기가 침투하여 건물의 상·하층으로 급격히 확산되어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다.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집안의 대피공간으로 이동하여 구조를 요청한다. 기존의 ‘불나면 무조건 대피’가 아닌 ‘불나면 살펴서 대피’에 맞게 상황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화재는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로 시작돼 큰 인명 및 재산피해를 초래한다. 그렇기에 겨울철 화재 예방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조치이다. 난방 기구와 전기의 안전한 사용, 그리고 적절한 소방설비 준비는 화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민 모두가 ‘불조심 강조의 달’에 화재예방의 의미를 되새기며 화재예방 수칙을 준수함으로써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김철수 울산 북부소방서 예방총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