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국토부, KTX-이음 정차역 발표 지연은 직무유기다

2024-12-09     석현주 기자

서울 청량리~부산 부전간 고속열차 개통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토교통부는 경주~울산~부산 구간 정차역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공식 발표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사이, 지역 정치권에서는 북울산역과 남창역이 정차역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당초 11월말로 예정됐던 정차역 발표를 지자체 간 유치 경쟁 과열 등을 이유로 연기해 왔다. 이로 인해 울산 북구(북울산역)와 울주군(남창역)은 물론, 경주와 부산 지역도 정차역 유치를 둘러싼 혼란에 휩싸였다.

발표 지연은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KTX-이음의 노선 변경 가능성 때문에 기존 노선의 예매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시민들은 열차 예약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코레일은 예매 일정을 “국토부 발표 이후에 재공지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정차역 발표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정부의 사전 준비와 조율이 부실했음을 드러낸다.

정부는 KTX-이음 개통이라는 대규모 교통 인프라 사업이 초래할 갈등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응했어야 했다. 정차역 유치에 대한 경쟁 과열, 정차역 발표 연기로 인한 시민 불편 등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현재 정차역은 물론, 지역간 이동 소요시간도 명확하지 않다. 당초 KTX-이음 중앙선은 청량리~안동까지로 계획됐지만, 부전역까지 연장하면서 조율이 부실해진 것이다. 열차 개통일자는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기차가 어디에 정차하는지, 지역간 이동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만약 지역 정치권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북울산역과 남창역이 KTX-이음 정차역에서 배제되더라도, 지역의 목소리는 꾸준히 내야 한다. KTX-이음 정차역에서 배제되더라도 ITX-마음 정차역으론 지정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나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또 2025년 말 차량 추가 도입을 통한 운행 확대와 고속운행을 위한 신호체계 계량이 완료되면 울산으로 향하는 KTX-이음 열차의 운행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고속철도 개통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지역 간 교통 편의를 증진하고, 균형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 이상의 지연은 시민들로부터의 신뢰 상실을 넘어 정부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석현주 사회문화부 차장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