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 의혹 혐의 벗어…사업 추진 탄력
HD현대중공업이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과 관련한 혐의를 모두 벗었다. 한화오션과의 고소·고발도 모두 마무리돼 향후 KDDX 입찰 등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찰은 KDDX 함정 사업자 선정 관련 의혹을 받았던 왕정홍 전 방사청장을 변호사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퇴직 후 특정 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왕 전 방사청장을 검찰에 넘겼다. KDDX 함정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개정하며 절차를 지키지 않은 혐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왕 전 청장은 2020년 KDDX 사업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당시 규정을 위법하게 바꿔 HD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은 수사 끝에 HD현대중공업과 왕 전 방사청장 사이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경찰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서로 고발·고소한 건도 모두 수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KDDX 사업의 상세설계·초도함 건조를 놓고 한화오션과 경쟁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해당 사업의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서로 고발과 고소를 주고받았으나 최근 극적인 화해를 해 각각 고발과 고소를 취소·취하했다.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고발한 2건은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됐고,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건은 고소가 취하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관련 모든 혐의를 벗게 돼 반년간 지연된 KDDX 사업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업체 지정방식 결과에 따라 추후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방식 중 하나를 택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맡은 자사가 수의계약으로 선도함 건조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자사 군사기밀을 불법 유출해 유죄가 확정된 만큼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연내로 예정됐던 KDDX 사업자 선정을 내년 상반기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그동안 KDDX 사업과 관련해 받아온 의혹으로 속앓이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억울함을 풀고 법적 리스크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향후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을 따낸다면, 안정적 일감 확보로 울산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