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경상일보와의 인연
경상일보와의 만남은 35년 전이다.
2년 후면 미수의 나이다. 옛날 그 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50여년의 간호사 생활을 통한 봉사와 희생 그리고 박애정신이 몸에 배어있었다. 남을 돕는 일이 재밌고 행복했다. 울산YWCA 창설 등 사회활동을 하다보니 수많은 사람을 접하면서 가정 내 갈등과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때마침 울산시청 김복순 청소년과장으로부터 울산에 ‘가정법률상담소’가 필요하니 설립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가정법률상담소’라는 명칭을 처음 들었으며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다. 백방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서울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있다는 정보를 받고 서울까지 갔다. 이화여자대학을 졸업하고 최초의 여성 판사이며 변호사인 이태영 본소 소장을 찾아갔다. 울산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울산지부’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전했던바 쾌히 승낙하시며 다양한 자료들을 챙겨주셨다.
1989년 3월10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울산지부’를 창립 하였다. 남편이 운영하는 성남외과의원 3층에 사무실을 두고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직원을 두고 운영했다. 상담소의 위치를 알고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홍보가 필요했다. 울산지역의 대표신문인 경상일보에 공문을 보냈다. 점점 내담자가 늘어났다. 특히 ‘변호사 야간상담’을 개설하고 홍보를 의뢰한 결과 엄청 많은 내담자가 몰려왔다.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만 상담시간을 정해두었으나 10시가 되어도 내담자 줄이 끊어지지 않아 경상일보의 위력을 크게 느꼈다.
상담을 하다 보니 가정폭력과 성폭력사건이 많이 발견되어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를 개소하였다. 내담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도박중독자들을 발견하게 되어 예방을 목적으로 도박추방운동을 전개하였으며 도박자들을 치유하기 위한 ‘단도박(斷賭博)친목모임’을 구성하여 도박중독자들을 치유해 왔다. 연이어 1990년 쉼터인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을 설립하였다. 또한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학생성교육, 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 군대내성교육을 전국적으로 실시해왔다.
이 모든 사회적 활동을 경상일보가 홍보해 주었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알고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경상일보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성주향 성주향부부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