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퍼펙트 스톰 앞둔 한국경제, 중소기업·자영업 지원 시급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내수 회복 부진, 글로벌 경제 둔화, 탄핵 리스크 등 다발적 악재로 인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한국 성장률을 1% 중반대로 속속 낮췄다. 대외 여건 악화에 정국 불안 장기화하면 경기 하방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으나,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보다 더 가혹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씨티은행은 내년 한국 성장률을 1.6%, JP 모건 노무라는 1.7%, 골드만삭스는 1.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 2.0%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투자은행의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불확실한 정치상황에 경제 하방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무디스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한국의 정치적 긴장으로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도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쪽은 경제의 중추격인 중소기업과 풀뿌리격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 감소에 고정비용 증가 등으로 자금 조달 사정이 나빠져 고용 축소 및 휴폐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경영 실태 조사를 해보니, 전국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판매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내년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최악의 보릿고개에 처한 소상공인도 매출 부진과 적자 누적으로 줄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관련 통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98만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위기는 곧 우리 경제의 위기다. 정치권은 하루빨리 혼란 정국을 해소하고 민생을 위한 정치에 나서야 한다. 작금의 암울한 상황에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보듬고 경제를 살리는 민생정치의 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민생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