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직감한 은행원 기지로 ‘수표지급정지’ 1억여원 피해 막아

2024-12-11     신동섭 기자
은행 카드가 발급됐다는 내용의 피싱 문자를 통해 악성 앱이 설치되는 등 1억여원 상당의 금융 피해가 발생할 뻔한 사건이 한 은행원의 기지로 예방됐다.

지난 9일 울산 북구의 A(63)씨는 은행 카드가 발급되어 배송 중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상하게 여긴 A씨는 문자를 확인 후 첨부된 연락처로 전화했다. B증권사를 사칭한 피싱범들은 개인정보가 해킹됐다고 하며 금융감독원에서 안전하게 처리해 주니 신분증 사본을 보내고 증권을 처분해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라고 안내했다. 이를 믿은 A씨는 은행에서 수표를 발급받았다. 발급 당시 창구 직원과 부지점장이 보이스피싱 관련해 장시간 설명했지만, A씨는 남편 사업 자금으로 인출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범행 과정에서 피싱범들은 1시간마다 보안 앱을 확인하고 주위 사람 누구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오후 7시께 만난 피싱범은 7000여만원 상당의 명의도용 대출 이력을 보여줬고 이를 믿은 A씨는 피싱범에게 1억2300만원 상당의 수표를 건넸다.

A씨는 찜찜한 마음에 10일 오전 9시10분께 피싱범과 통화하며 북구 농소농협 천곡지점을 방문했고, 지난 9일 고액 수표 인출 고객을 알아본 은행원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통화 중인 고객에게 메모로 보이스피싱임을 알렸다.

다행히 인출 수표 지급 정지 신청 등을 통해 피해자의 금융 자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은행 관계자는 “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선 전화로 설득하는 은행 사칭범 대신 은행 창구 직원들의 말을 신뢰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