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유일 장애인 전용 목욕탕 없어지면 어쩌나
2024-12-11 박재권 기자
10일 중구에 따르면, 중구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중구 내 장애인 전용 목욕탕 사업을 운영할 수탁 기관 모집을 위해 지난 5~6일 신청서 접수를 받았다.
신청서 접수 결과, 올해까지 운영을 도맡았던 북구 다사랑복지재단이 재운영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 다른 위수탁 기관은 지원을 하지 않았다.
재단 측은 그동안 장애인 전용 목욕탕 사업을 시행하면서, 장애인들과 정이 들었기 때문에 한 번 더 운영 해보겠다는 자원 봉사자들의 뜻과 함께 재단 자체에서도 사업을 연장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구는 지난해 9월 코로나 사태로 운영이 중단됐던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3년 만에 다시 운영에 들어갔다. 중구는 병영에 위치한 한샘탕을 장애인 전용 목욕탕으로 지정하고,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중구 관내에 등록된 장애인들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문을 열었다. 비누와 샴푸, 목욕 의자 등의 비품도 제공했다.
운영은 다사랑복지재단이 맡았다. 재단은 오전에 여탕 4명, 남탕 4명, 오후에 여탕 4명, 남탕 4명 등 교대 근무를 시행했다.
운영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3324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332명 정도가 중구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찾은 것이다.
재단에 따르면, 장애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생활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 탓에 많이 위축돼 있어 운영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장기간 사회와의 단절로 인해 목욕탕임에도 옷을 입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자원 봉사자들과 장애인들간 지금의 유대 관계가 형성됐다.
다만, 자원 봉사자들과 장애인들은 중구 장애인 전용 목욕탕의 시설 노후화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해당 목욕탕은 지어진 지 30여년째로, 시설의 대부분이 노후화 됐다.
이 때문에 재운영에 도전한 재단에서는 시설이 괜찮은 목욕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 내 타 목욕탕에서는 장애인 전용 목욕탕 운영을 하지 않으려고 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명이 방문하든, 20명이 방문하든 해당 목욕탕에는 지원금이 한 달에 70만원 가량 밖에 지원되지 않을 뿐더러 특히 장애인이 목욕을 하다 미끄러지거나 다칠 경우 재단과 목욕탕 측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기존 장애인 전용 목욕탕의 시설 개선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한샘탕의 시설 노후화로 인해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재단 측에 다른 목욕탕을 알아봐도 좋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며 “여의치 않을 경우 향후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