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장식예술가 장애진 작가, “전시회 제목처럼 우리나라 화합의 꽃 피우길”

2024-12-12     권지혜 기자
“우리나라가 하루 속히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이 갈등을 넘어 화합의 꽃을 피우길 소망합니다.”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연말 혼란스러운 시국에 화합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산업문화갤러리 잇츠룸. 공간장식예술가 장애진씨의 현수막 쓰레기의 업사이클링전 ‘花合(화합)=和合(화합)+化合(화합)’이 지난달 18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 열리고 있다.

현수막, 부채 등을 재활용해 꽃으로 탄생시킨 장 예술가의 작품은 어두운 녹색의 갤러리 공간과 잘 어우러져 정원에 와있는 듯했다. 장 예술가의 설명과 함께 작품들을 둘러봤다.

18년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장씨는 코로나 시기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직업을 바꿨다.

공간장식예술가란 직업과 전시명인 ‘花合(화합)=和合(화합)+化合(화합)’은 모두 윤혜진 산업문화갤러리 잇츠룸 관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이다.

장씨는 “윤 관장이 플로리스트라고 표현하기에는 이번 전시를 다 담지 못한다면서 공간장식예술가라는 직업을 만들어줬다”며 “전시명은 제가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화합(花合)이 서로 어울리는 화합(和合)과 전혀 새로운 성질의 것을 만들어내는 화학의 화합(化合)이 조합된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씨의 작품은 언뜻 보면 일반적인 꽃 작품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활용한 현수막, 부채 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유치원, 어린이집에 오래 근무해 잘 못버린다. 행사가 끝나고 현수막을 찢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 공방에 현수막이 한가득 쌓여있다”며 “올해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부채를 의뢰 받았는데 시안이 바뀌면서 버려진 부채도 작품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화합’을 꼽았다.

전국 17개 시도의 이름이 적힌 부채가 무궁화로 재탄생하고, 현수막은 무궁화의 꽃술로 새롭게 태어났다. 태극기처럼 빨간색과 파란색 꽃이 무궁화 주변에 피어있으며 무궁화 아래 땅은 우리나라 지도 모양으로 제작했다.

장씨는 “요즘 시국을 보면서 화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한발짝 멀리 떨어져 넓게 봐야 화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합의 꽃을 피우고 있는 와중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이 꽃들이 더 간절하게 다가왔다”며 “지지않는 화합의 꽃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환경과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피어나는 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