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되던 노래 기반으로 정리한 동구 멸치잡이 행태와 역사

2024-12-12     차형석 기자
울산동구문화원(원장 지종찬)은 광복 전후로 울산 동구지역에서 성행했던 멸치잡이에 대해 조사 연구를 시행하고 조사 보고서(사진)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광복 전후 울산 동구지역에서 성행한 것으로 알려진 멸치잡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나 문서가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울산동구문화원이 동구의 멸치잡이 후리노래를 발견해 조사 경위를 살폈는데, 1982년 2월 울산시가 <내 고장의 전통> 발간 이후 울산의 향토사학자들은 쑥밭 후리소리 재현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동아대 교수를 지낸 정상박 박사가 지난 1984년 방어진에서 동구 어업사와 관련된 연구를 하던 중 당시 이유수 향토사학자가 ‘동구 멸치잡이 후리노래’의 기록이 있다며 방어진 출신으로 이 노래를 불렀던 故 강이도(1919~2024)씨의 ‘어선 지예망 고기잡이’ 노래가 들어 있는 자료를 보여주면서 제보자인 강씨를 만나 멸치후리 노래를 채록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방어진 쑥밭 후리소리’는 배가 어장으로 나갈 때 부르는 소리, 그물을 칠 때 소리, 배가 그물을 끌고 해변으로 들어올 때 부르는 소리, 육지에서 그물을 당길 때 소리, 고기를 퍼 올릴 때 소리, 그물을 배에 실을 때 소리로 구성돼 있다.

동구문화원은 정 박사의 기록을 바탕으로 동구에서 과거 멸치잡이에 참여했던 어민들을 상대로 옛 후리어장의 실태와 함께 이와 연관된 각종 어업 활동을 학술적으로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종찬 동구문화원장은 “울주군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 멸치잡이가 성행했던 마을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 하고 있었는데, 동구에서도 늦게 나마 ‘방어진 쑥밭 후리소리’를 찾아 보고서를 만들게 됐다”며 “기록된 자원을 통해 동구지역의 전통문화가 올바르게 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 동구문화원은 지난해 방어진 쑥밭 후리소리 보존회(회장 이정우)를 창립하고 시연회도 열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