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매립장 지반침하 안정성 검토 본격화

2024-12-16     석현주 기자
울산시가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해 여천매립장의 지반 침하 안정성 검토에 본격 나섰다.

시는 이를 통해 매립지의 환경적 안전성을 검증하고, 문화·체육시설로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 환경부와의 협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5일 시는 ‘여천매립장 지반 침하 안정성 검토 용역’에 대한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 용역은 폐기물관리법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여천매립장의 안정성을 검토하고, 폐기물 매립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여천매립장 13만7140㎡에 걸쳐 시행되는 용역에서는 매립시설 현황과 상부 성토 계획, 지반 침하 안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여천매립장은 2032년까지 사후관리 대상지로, 부지에 체육시설과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협의가 필요하다.

여천매립장과 달리 삼산매립장은 이미 토지 이용 제한과 사후관리 기간이 종료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시는 여천매립장도 안정성 검증을 통해 규제 완화를 얻어내고, 지역 사회의 문화와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종료 매립장’ 부지에 물류센터와 주차장, 재활용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종료 매립장은 쓰레기가 썩으면 지반이 내려앉는다는 이유로 공원, 태양광 발전부지 등으로 용도를 제한했다. 이런 규제를 완화해 매립이 끝나는 대로 부지를 활용하게 하고, 매립장 용도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매립 종료 후 사후관리까지 ‘30년 규정’을 둔 것은 쓰레기를 직매립으로 처리해 온 것과 관련이 있다. 종량제 봉투를 공공 매립장에 그대로 묻으면 전부 썩는데 30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유독가스, 오염수 등이 발생하고 지반도 약해진다.

이처럼 정부에서 ‘종료 매립장’ 부지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선 가운데 앞서 울산을 방문한 환경부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상황이다.

특히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안정화된 매립지를 활용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실무 협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환경부 관계자들도 “현재 진행 중인 울산의 삼산·여천 매립장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 역시 관련 부서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는 매립장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이를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행사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소 36홀에서 최대 54홀 규모로 조성되는 파크골프장에는 클럽하우스·연습장·샤워공간, 그늘집 개념의 매점 같은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전체 부지 가운데 파크골프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약 8만㎡이며, 나머지는 산책로와 녹지를 포함한 완충녹지로 조성한다.

시는 2025년 상반기 여천매립장 지반 침하 안정성 검토 용역을 마치고,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본격적인 시설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여천매립장은 울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부지로, 철저한 안정화 작업을 통해 시민들이 체험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주민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됨과 동시에 정원박람회 개최 장소로서도 손색없도록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