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디지털 관제일지 상용화까지 먼길

2024-12-17     김은정 기자
울산항만공사(UPA)가 항내 관제 기록 오류를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디지털 관제일지’를 시범 도입했지만, 관련 법률 미비와 시스템 한계로 상용화까지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문한 울산항해상교통관제센터(VTS) 관제실에서는 시시각각 드나드는 선박을 확인하고, 선박의 이름과 호출부호, 출발지와 목적지 등 토대로 교신하느라 분주했다. 관제사들은 교신 내용을 곧바로 관제일지에 수기 기록하는데, UPA는 이를 해운항만 물류정보시스템(PORT-MIS)으로 옮긴다. 이렇게 정리되는 정보는 하루에 적게는 3000건에서 많게는 5000건에 이르는데, 시스템에 옮기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관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돼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UPA는 지난해부터 관련 절차에 돌입해 올해 10월부터 울산항 일부 지역에 선박 입출항정보 디지털화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하지만 관련 법률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시범 운영 중인 시스템에서 여러 보완할 점이 발견돼 상용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선박교통관제에 관한 법률 등 현행법에서는 통신녹음 교신 외 보조수단으로 수기 기록만을 허용하고 있다. 또 시범 운영 중인 선박 입출항정보 디지털화 시스템은 관제신호를 받는 모니터와 입력기를 동시에 작동하기가 어렵다. 목록에서 등록된 선박을 조회해 입력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수기로 일지를 작성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이에 UPA 등은 해당 법률 개정을 위한 협의 요청을 진행 중이다.

울산 VTS 관계자는 “해양경찰청에서도 관제일지의 디지털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아직 현장에 도입은 되지 않은 상태다”면서 “고도화를 통해 정확도를 더 높이고 목소리를 문자로 변환하는 시스템 등이 구현된다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PA 관계자는 “관련법 개정이 우선 필요하고, 개정이 된다면 우선 취합한 의견 등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