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울!동네 한해스케치’로 새로 그리는 울주동네문화생활
12월은 울주 생활문화사업의 한 해를 돌아보고 결과를 공유하는 다양한 행사들로 분주하다. 지난 12월6일 열린 울주생활문화센터의 ‘놀러와 울생’을 시작으로, 14일 ‘울!동네문화워크숍’, 18일 ‘청년문화잇소’, 19일 ‘울! 동네 한해스케치’까지 각 사업별 참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필자는 매년 사업을 추진하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지금 이 일은 왜 하는가? 더 나아지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질문들은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주민들과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활문화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 중에는 우연한 기회나 주변의 권유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매년 각 사업의 한해공유회를 통해 우리가 가는 방향과 목표를 되새기고, 내년에 더욱 의미 있는 울주동네문화사업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올해 처음 진행한 울생동네잔치 ‘놀러와 울생’에는 아카데미 수강생, 동호인, 그리고 센터를 이용하는 주민 60여 명이 참여해 직접 준비한 음식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올해의 활동 영상과 창작 결과물을 감상하며 친밀감을 쌓았다. 센터의 한해 공유회는 주민들의 손으로 만든 따뜻한 나눔의 장이 되었다.
지난 토요일(14일)에는 1992년생 청년부터 1946년생 어르신까지 25명이 한 대의 버스에 몸을 싣고 포항으로 ‘울!동네 문화워크숍’을 떠났다. 이 워크숍에는 ‘울!동네축제’ 문화지기, ‘청년문화잇소’ 청년, ‘울!동네버스킹·전시’ 동호인, ‘문화이음1번지’ 공간운영자 등 서로 다른 읍·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주민들이 함께 했다. 먼저, 수협 냉동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동빈문화창고 1969’를 방문해 과거의 역사를 세련되게 보존하며 오늘의 문화를 지혜롭게 더한 현장을 접했다. 이어 예술인과 주민이 함께 활동하는 구룡포 아라예술촌과 겨울철 해양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열린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도 둘러보았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우리 주민들은 과메기 무침을 함께 나누며 한 해를 돌아보고, 그곳에서 얻은 새로운 생각들을 공유했다.
필자는 단 하루의 교육으로 주민들에게 획기적인 기획 역량이 생길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주민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함께 도모하고픈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여 각자의 활동 영역인 동네축제, 버스킹, 동호회 등을 통해 조금씩 실현된다면, 장기적으로 울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이제 울주동네문화생활 사업 전체를 돌아보는 ‘울!동네 한해스케치’만 남아 있다. 한자리에 모인 주민들이 서로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더 나은 내년을 그려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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