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2년만에 베트남에서 열린 울산예총 해외교류공연 ‘울산아리랑’

2024-12-23     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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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호아성 컨벤션센터가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처음일 정도로 감동과 재미를 준 공연이었습니다.”

지난 20일 베트남 칸호아성 나뜨랑시에 위치한 칸호아 컨벤션센터에서 ‘2024 울산예총 지역문화예술작품 해외교류공연’인 ‘울산아리랑’이 펼쳐졌다. (사)울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희석)가 2022년 이후 2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마련한 이번 공연은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공연 시작 30여분 전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공연이 시작될 무렵인 5시30분께는 2층까지 1200석의 좌석이 빈 곳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울산과 칸호아성 우호도시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1부 공연(전통과 클래식의 향연), 2부 공연(K-POP&베트남 팝) 순으로 진행됐다.

오프닝 공연은 울산 출신 젊은 댄서들이 나와서 BTS의 ‘다이너마이트’, 빅뱅의 ‘뱅뱅뱅’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첫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진 1부 공연은 울산의 무용인들이 함께 준비한 태평무와 부채산조 공연이 펼쳐졌다. 또 국악 예술인들이 ‘앉은반 사물놀이’를 선보이며 칸호아성 주민들에게 한국의 전통 무용과 국악을 알렸다.

클래식 공연으로는 소프라노 최나윤과 테너 김두현이 ‘If I Ain’t Got You’와 ‘You Raise Me Up’ 등의 팝송을 불렀다. 특히 김두현의 무대 때는 객석에서 하나 둘 휴대전화 플래시가 켜지고 관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두 손을 흔들며 하나가 됐다.

또 소고춤과 울산학춤 공연은 한국과 울산의 전통 춤을 알리며 큰 관심을 이끌었다. 울산학춤은 1호 계승자인 김영미씨와 박윤경 울산학춤보존회장 등이 출연했다. 이와 함께 팬플룻 공연과 향발춤, 쟁강춤 등에 이어 ‘판굿과 축제’에서는 전통 연희 ‘판굿’을 고난도의 빼어난 기량으로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2부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지역 가수와 댄서 등이 마련한 원더걸스의 ‘노바디’부터 태양의 ‘눈, 코, 입’, 비욘세의 ‘One night only’ 등이 이어졌고,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이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에서 절정에 다다르며 객석에서 관객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무대에 올라 출연진들과 함께 춤추며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엔딩곡으로 울산의 예술인들과 베트남의 예술인들이 함께 베트남 노래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여운이 남았다.

낌화(19·대학생)씨는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 오게 됐는데 너무 즐거웠다. 한국의 전통 의상과 춤도 인상적이었다”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티한(56·주부)씨는 “남편과 함께 왔는데 2시간 공연이 짧아 아쉬울 정도였다”며 “한국과 울산을 아는데 도움이 됐으며, 내년에 또 이런 공연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희석 울산예총 회장은 “2년 전에는 전체적인 레퍼토리와 곡 선택이 다소 딱딱했는데 이번에는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조화롭게 하면서 울산의 예술도 같이 선보이도록 했다”며 “내년에 초청받은 나뜨랑 바다축제에는 더 멋진 공연이 될 수 있게 지금부터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응우옌 떤 뚜안 칸호아성 인민위원장은 전날(19일) 울산예총에서 선물로 준 한복을 입고 공연장에 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칸호아성 국영방송국과 지역신문사 등 현지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울산예총은 21일에는 나뜨랑시에 위치한 타이빈즈엉(TBD) 대학교를 방문해 교류공연를 한 차례 더 갖기도 했다.

베트남 칸호아성=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