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풀뿌리 경제 흔들리는데, 민생·경제 대책은 하세월

2024-12-26     경상일보

울산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싸늘히 식어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와 정치적 불안전성 등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매출 부진 등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팬데믹 때보다 더 나빠졌다. 가계와 자영업자·중소기업 등 풀뿌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12월 울산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2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전 항목의 지수가 기준치(100)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 향후 생활형편전망CSI, 가계수입·지출전망 등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은 전월보다 더 나빠졌다. 소비지출전망 지수 가운데는 내구재와 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교육비, 교양·문화비 지출에 부정적인 심리가 강했다.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경기판단은 더 비관적으로 급변했다. 현재 경기판단, 6개월 후의 경기전망CSI 모두 두 자릿수나 하락하며 60대를 전후로 털썩 주저앉았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사정은 악화일로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이 오른 데다 고물가에 비용은 증가하고 내수경기가 무너져 수입이 준 소상공인들의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분석 결과 올해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는 전년보다 10.1%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사정도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중소기업 47.2%가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악화했다’고 답한 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중소기업들은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상승, 내수침체, 인건비 상승 등 다중고를 겪고 있다.

이 지경인데도 정치권은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부는 대통령 탄핵소추로 제대로 실권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한술 더 떠 직무대행을 맡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탄핵 시도에 나서 ‘무정부 상태’를 재촉하고 있다.

정치적 안정 없이는 경제 발전도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민생·경제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기업들은 경영 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더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