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안 참사 계기로 울산공항 문제점도 되돌아 봐야
일요일 아침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과 충돌하며 대참사가 빚어졌다.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탑승했으며 현재까지 구조된 생존자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여객기 기체는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다. 전남소방본부는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공항 관제탑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지 6분 만에 해당 여객기가 착륙 중 담벼락에 부딪쳤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8시57분쯤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1분 후인 58분에 사고기 기장이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여객기는 오전 9시쯤 애초 착륙 방향인 01활주로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으며, 3분 후인 9시3분쯤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담벼락과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울산공항에서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5차례나 발생해 공항 당국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흰목 물떼새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새의 종류를 파악하지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지역 환경 관계자들은 생태환경이 좋아지면서 조류의 개체와 종이 많아져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사고 조사는 비단 버드 스트라이크 뿐만 아니라 기체 결함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진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가족들에 대해서는 블랙박스 분석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또 설명해야 할 것이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려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의 경우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린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높은 항공 안전 기준을 자랑해왔지만, 이번 사고로 심각한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사고는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희생자가 3번째로 많은 항공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공항도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울산공항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문제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