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외국인 불법체류 문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의 비중은 전체 체류 외국인의 16%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한류열풍과 맞물리면서 일본, 싱가폴, 대만, 호주 등 대한민국 인접국가로 진출하던 동남아 근로자가 한국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전체 외국인 수의 증가를 초래하면서 불법체류를 하는 외국인 또한 증가하게 됐다.
이러한 문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연근해 어업 등 선원 취업 제도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불법체류 과정에서 불법고용과 범죄 등 형사적 문제가 파생되면서 외국인 고용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불법체류자를 구제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산업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아무런 법적 기준없이 무조건 불법체류자를 구제하자는 것은 아니다. 불법체류자가 불법체류를 하게 된 사유를 살펴보고 그에 합당한 법적기준을 수립해 이에 부합하는 불법체류자에 한해서 구제를 해주자는 의견이다.
현재 우리나라 출생자수가 2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경우, 외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개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 소멸 위기가 닥쳐올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 도처에서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으로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고령 인구 증가와 저출산으로 늙어가는 우리나라는 이제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실제 우리 산업 전반에 불법체류 근로자가 상당수 우리 사회의 노동 구성원으로 속해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상황인 것 같다. 물론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불법체류 문제는 단속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다. 이에 대한 효과적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주위의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함께 불법체류자를 한시적 또는 일정부분은 구제해 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는 단속과 처벌을 넘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새롭게 받아들이는 외국인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
서정환 GK GLOBAL 울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