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안에 콩나물이 자라다니!

2024-12-31     신동섭 기자
반으로 자른 늙은 호박 안에서 무성하게 콩나물이 자라 눈길을 끌고 있다.

박해양(66·남구)씨는 지난 27일 몇 달 전 친구에게 선물 받은 늙은 호박의 배꼽이 썩어 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호박을 반으로 잘랐더니, 노란 호박 속살과 함께 무성하게 자란 콩나물이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박씨는 신기하단 생각에 일단 사진을 찍었다. 이후 우연히 방문한 절의 주지 스님에게 사진과 사연을 들려준 뒤 길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이틀 뒤 자연녹지로 지정돼 헐값에 거래되던 자신의 땅이 자연녹지에서 해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님의 말처럼 길조라고 생각한 박씨는 연말 우울한 일이 많이 벌어진 나라에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변에 소식을 알렸다.

박씨는 “선물해 준 호박을 직접 기른 친구도 신기해 한다”며 “개인으로 길조지만, 울산시 나아가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콩나물 종자가 호박 내부에서 발아했다기 보다 호박 씨앗이 내·외부적 요인으로 ‘내부 발아’를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울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확률적으로 낮지만, 호박 꼭지 부근에 파리나 각종 씨앗이 들어가 구더기나 다른 식물들이 자랄 수 있다. 호박이 자라면서 씨앗 등이 발아할 환경이 조성되면 호박 내부에 있는 씨앗 등이 싹을 틔우는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호박이 썩으며 내부 종자가 발아하기 적절한 환경이 조성돼 씨앗이 콩나물 모양으로 자란 것으로 보인다. 전혀 없는 경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