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울산’ 위해 다시 힘차게 나아가자
2025-01-02 이춘봉
울산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긍정적인 변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광역시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에 매진했고, 그 결과 태화강이 대한민국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등 다방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경제력도 만개하면서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 전국 개인소득 등에서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가 됐다. 이렇듯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이어가면서 울산은 명실상부한 살고 싶은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울산은 아직 발전해야 할 요소가 다분한 도시다. 모든 시민이 함께 잘 사는 ‘더 나은 울산’으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는 물론 의료, 교통 등 다방면의 개선이 절실하다.
첫 번째 과제는 더 나은 경제 구조 개선이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3대 주력 산업의 부침에 따라 지역 경제가 출렁이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에 기존 산업의 고도화는 물론 이차전지, AI 등 다양한 신성장동력 확보가 필수다. 울산시 역시 이를 인지하고 도심융합특구와 기회발전특구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더 나은 의료 인프라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김두겸 울산시장이 화두로 던진 울산대학교병원의 도심 이전에 대한 신중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울산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이 동구를 벗어난다면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은 명백하다.
이와 관련해 동구 주민들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다른 지역의 기대감은 적지 않다. 특히 내년 문을 열 예정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이나 UNIST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등과 연계할 경우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복합의료단지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역시에 어울리지 않은 열악한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더 나은 교통체계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KTX-이음의 태화강역 정차로 도심 내 열차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KTX-이음 증차에 이은 북울산역과 남창역 정차도 올해 풀어야 할 과제다.
지하철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라는 오명을 벗을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의 정상 추진은 물론, 계획 중인 2·3·4호선의 사업화를 통한 사통팔달 도시철도망 구축도 필요하다.
더 나은 울산을 위한 과제가 산적한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울산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2024년 시정을 두고 ‘미래 100년을 여는 도시 발전의 역량을 높인 1년’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은 교육발전특구를 시작으로 기회발전특구와 도심융합특구에 잇따라 지정됐고, 숙원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도 뚜렷한 성과를 내는 등 정주 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의 초석을 다졌다.
민선 8기 울산시가 전반기 2년 동안 더 나은 울산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면 이제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정성껏 색을 입혀야 할 시점이다.
그럼에도 대내외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수선한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앙 정부의 지형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 여도 야도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대전제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 나은 울산을 위한 현안 사업들이 탄핵 정국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의 합심을 바탕으로 중앙 정부 및 중앙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력이 연계돼야 한다.
더 나은 울산을 위해 김두겸 울산시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림 없이 시민만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생산과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던 과거를 넘어, 도시의 문화관광·체육 기반·균형 발전 계획 등을 보완하며 산업과 문화, 시민 생활이 조화로운 ‘꿈의 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는 김 시장의 계획처럼 성장과 희망, 재생과 발전의 의미를 담은 푸른 뱀의 해가 더 나은 울산을 위한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