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긴 울산, 소상공인 영업시간도 길어
2025-01-06 김은정 기자
근로시간이 전국 평균보다 긴 울산은 제조업은 물론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등 4개 업종에서 소상공인들의 평균 영업시간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찾아간 울산 북구 명촌 상권은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여전히 정상 영업 중이다. 인근 지역에 공장이 많아 교대 근무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해결하러 가게를 찾는 근로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명촌로 인근 사거리에는 24시간 국밥, 중국집 등이 인기다.
또 거리 곳곳에 ‘새벽 4시까지 영업합니다’ 등의 광고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가게 직원 A씨는 “자동차 공장 교대 근무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1~2시간이라도 더 영업하기 위해 새벽 장사를 시작했다가 이른 새벽 출근하는 손님까지 받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5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확인한 ‘2022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 지역 소상공인들의 평균 일일 영업시간은 9.9시간으로 전국 평균 영업시간(9.7시간)보다 평균 영업시간이 더 길었다.
순위로는 충남과 함께 전국 2위다. 또 월평균 영업 일수도 25.1일로 전국 평균(24.6일)을 웃돌았다.
업종별로 살펴봐도 총 12개 업종 중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정보통신업’ ‘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 4개 업종의 평균 영업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의 ‘제조업’ 소상공인들의 일 평균 영업시간은 9시간, ‘도매 및 소매업’은 11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또 ‘정보통신업’은 일 평균 9.3시간, ‘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은 8.7시간 영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들은 지역 노동자들의 긴 근무시간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시도별 임금 및 근로 시간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해 4월 1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근로 시간은 약 171.8시간으로, 경남의 172시간 다음으로 전국서 가장 길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경남과 울산의 근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은 근로 시간이 긴 제조업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제조업에 종사자가 많은 지역인 만큼 지역 소상공인들도 영업을 하다 보니 영업시간이 평균보다 길어졌다”며 “업종과 관계없이 주로 제조업체가 많은 울주군과 북구 등에서 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