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철 생미역 품귀현상…작년 고수온 원인
“과메기와 함께 나가던 미역을 다시마로 대체했습니다. 미역이 다 죽고 많이 없어요.”
청어나 꽁치를 차게 말린 ‘과메기’가 제철을 맞았지만 올해는 함께 곁들이는 미역을 제공하지 못하는 업체·판매상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연안을 달군 고수온 여파가 올해 미역 채취·출하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판매상은 물론 과메기 애호가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으로 과메기 세트를 판매하는 A수산은 매년 제공하던 미역을 지난해 말부터 다시마로 대체했다.
A수산 관계자는 “11월부터 과메기 판매를 시작하면 늘 미역을 함께 제공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미역이 다 죽고 없어서 확보를 못했다”며 “여기저기 물어봐도 품질이 좋지 않고 약해서 택배로 배송하면 물러질 수 있다고 해서 올해는 다시마로 대체했는데, 미역 유무를 묻는 손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마트에서도 생미역을 찾기 쉽지 않다. 이모(40·남구 옥동)씨는 “매년 과메기를 주문해 먹는데 올해는 미역이 빠져있어 의아했다”며 “이맘때쯤 생미역이 많이 나와 따로 마트에 사러 갔는데 마트에도 미역을 팔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8월부터 울산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바다에 내려진 고수온주의보 영향으로 미역 양식 시기가 평년보다 늦어져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에 따르면 미역은 수온 20℃ 이하에서 어린 종묘를 바다에 적응하는 ‘가이식’을 진행할 수 있다. 평균 9~10월께 작업이 진행되는데, 지난해는 고수온 경보가 9월 말까지 이어지며 양식 시기가 늦어진 것이다.
울주군 간절곶에서 30여 년째 미역 양식업을 하는 송모씨는 “지난해 고수온으로 울산 앞바다가 한바탕 난리였는데 그 영향이 올해 해조류 양식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미역 종묘가 뜨거운 물에 녹아 다 폐사하면서 미역 시설 설치가 늦어졌다. 울산의 대부분 양식장에서 지난해 12월21일쯤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전년 대비 한 달 반 정도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과메기 출하 시기인 지난해 11월 전국 미역 생산량은 전년 동월인 1002t 대비 24.5% 감소한 757t이었다. 12월 미역 생산량은 더욱 감소했다. 1만4768t으로 전년 동월인 2만3712t 보다 37.7%가량 줄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품목별 반입 물량 분석에서도 지난해 1월1~7일 사이 반입된 미역 물량은 1980㎏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980㎏만 반입됐다.
다만 다시 해황이 좋아지고 수온이 평년처럼 회복된 만큼 점차 생산량은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산업관측센터 관계자는 “고수온 영향으로 미역 채취 시작 시기가 늦어지며 올해 1월 미역 생산량도 전년보다는 감소할 전망”이라며 “다만 미역 시설이 완료된 이후 수온이 적정하게 유지되면서 현재 미역 생장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