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기관, 고려아연 현 경영진 지지 권고
2025-01-08 서정혜 기자
한국ESG경영평가원은 7일 ‘고려아연 주주총회 의안 분석 리포트’에서 “고려아연의 장기 지속 성장과 주주 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더 바람직하다”며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현재 지분율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측이 높지만, 국민연금과 일반주주의 표심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사모펀드와 오너 대주주 중 누가 주주가치에 도움이 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경영 실적과 주주환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 대비 우월하다”며 “MBK라는 사모펀드 경영은 한계기업 턴어라운드(회생)에서 효과가 크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수한 고려아연 경영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평가원은 “MBK·영풍 연합 측이 추진하는 27명 이사회 구성은 너무 비대해 비효율적이며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평가원은 “누가 경영을 맡아야 미래 지속 가능 성장과 주주 권익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MBK가 경영권을 차지했을 때 긍정적·부정적 변화가 발생한 것인지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임시주총 안건은 전체 6개의 의안 속에 115건의 세부 안건이 포함돼 있어 일반주주 입장에서 의사결정이 혼란스럽다”며 안건별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의견을 택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취임 이래 주주환원율을 70% 수준으로 높이고, ESG 경영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제시하는 등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가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 측은 주주명부 확정일이었던 지난해 12월20일을 기준으로 고려아연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설득 작업을 주총 직전까지 꾸준히 펼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도는 의결권 기준 MBK·영풍 연합이 46.7%이고, 최 회장 측이 39~40%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가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인 표 대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정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