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진익 신임 울산시궁도협회장, “활의 시원 울산 암각화 알리고 궁도 세계화 앞장”

2025-01-14     박재권 기자
“올해 울산에서 세계궁도대회가 열리는 만큼 ‘궁도의 새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2025 울산 세계궁도대회(가칭)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 정진익 신임 울산시궁도협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울산시와 대한궁도협회는 궁도의 세계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궁도 역량 강화와 활성화를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시와 대한궁도협회는 선사시대 활쏘기 그림 4점이 남아 있는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활의 시원(始原)임을 국내외에 알리고, 세계궁도대회 등을 열어 울산을 궁도의 도시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신임 회장은 “세계궁도대회는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 다만, 각 나라별로 경기 방식이나 활의 종류 등이 다르다보니 대회 규격이나 구체적인 종목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확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참가국들이 우리나라의 활쏘기에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주요 참가국에 지도자들을 파견해 활쏘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와 시궁도협회는 세계궁도연맹체를 구성하고, 창립 총회를 개최하는 등 울산에 세계궁도협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9월 궁도 강대국인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이곳에서 열린 제5회 세계유목민축제(World Nomad Games)에 참석해 34개국을 대상으로 세계궁도연맹체 가입 의향서를 받았다.

그는 “울산에서 세계궁도대회를 하겠다고 하니 많은 궁사들이 좋아했다. 하지만 궁도 강대국인 카자흐스탄, 몽골, 튀르키예에서 의구심을 제기해 설득에 진땀을 뺐다”고 회상했다.

정 신임 회장은 “과거 한국에서 세계민족궁대축전을 진행해오다 중단한 뒤,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3개 국가가 활쏘기를 주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가 다시 세계대회를 하겠다고 하니 반대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튀르키예 고위 관계자가 충북 충주의 국제무예세미나를 왔다가 울산에서 2박3일 동안 머물며 설명을 듣더니 결국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며 “본인들이 가진 모든 네트워크도 전수해주겠다고 해 세계대회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웃었다.

정 신임 회장은 “울산에는 약 500여 명이 궁도를 하고 있다”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고,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게 매력인 듯 하다”고 궁도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제는 궁도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나 민족의 활쏘기라는 새바람을 일으킬 때다”라며 “이제는 세계 국가들과 어우러져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정진익 신임 울산시궁도협회장은 오는 27일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2029년 정기 총회 전날까지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