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태화강국가정원 지정 6주년을 맞이하며
지난 2019년 7월 울산 태화강지방정원이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 이어 제2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결실을 본 것을 많은 이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후 태화강국가정원은 울산의 자랑거리이자 대표적인 볼거리가 되었고 지역을 넘어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이러한 태화강국가정원이 지역관광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제2 국가정원이 소재한 울산광역시 중구(이하 중구)와 제1 국가정원이 소재한 전라남도 순천시(이하 순천)의 지역관광 현황을 진단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한국관광데이터랩을 통해 2023년 방문자 현황을 비교·분석하였다.
첫째, 방문자 숫자 면에서 중구와 순천 모두 매월 200여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으나, 방문자 거주지의 분포를 살펴본 결과 중구는 울산 거주자가 74.6%를 차지하는 반면에 순천은 전남 소재 방문자가 46.3%에 머물렀다. 이를 거리별로 환산해 보면 중구는 30㎞ 미만 거주 방문자가 74.48%이고, 240㎞ 이상이 7.43%인 반면에 순천은 30㎞ 미만이 16.96%, 30~70㎞ 미만이 39.16%, 240㎞ 이상이 18.14%를 차지하고 있어 중구에 비해 타 지역으로부터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방문자의 성별·연령별 분포는 두 지역이 유사한 결과로 나타났다.
둘째, 인기관광지를 살펴본 결과 중구는 유료 관광지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입장객 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순천시는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 입장객이 778만여명, 낙안읍성민속마을 76만여명,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 51만여명, 순천 드라마 촬영장 39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31개소의 유료 관광지점을 운영하고 있어 격차가 매우 컸다. 중구의 인기관광지로는 태화강국가정원, 울산시립미술관, 십리대숲, 황방산생태야영장 순이었고, 순천의 경우 순천만국가정원, 순천역, 순천종합버스터미널, 낙안읍성민속마을 순이었다. 중심 관광지는 중구는 태화강국가정원, 순천은 순천만국가정원으로 두 곳 모두 국가정원이 중심 관광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만 중심 관광지의 연관 관광지로 중구는 동구의 대왕암공원, 대왕암공원출렁다리 등이 언급된 반면에 순천은 순천만습지와 낙안읍성민속마을 등이 언급되어 국가정원의 지역 내 연계 효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구와 순천의 방문자 중심 관광지는 국가정원이라는 점이 확인되었지만, 경제적 효과에서는 중구가 순천보다 미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단순하게 유료 관광지점인 국가정원을 비교할 경우 순천의 입장료는 타지 방문객은 1만원, 시민은 2000원이며, 1년 회원권의 경우 타지는 3만원, 시민은 1만원을 내야 한다. 2023년에 순천만국가정원에 778만여명이 방문하였기에 약 7780만원의 입장료 수익을 창출하였지만 중구는 무료로 운영되어 입장료 수익이 전무하다. 지난해 11월 전국 생태관광협의회 관계자들이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했을 때 입장료가 없는 것을 보며, “울산이 부자도시가 맞군요!”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무어라 대답할 수 없이 아쉬움이 남았다.
태화강국가정원 방문자 중에 70% 이상이 울산시민이라 하더라도 올해부터 휴대폰에 주민등록증을 탑재할 수 있기에, 국가정원 출입 시 주민증이 확인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타지 방문자들에게는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제도를 검토하여 경제적 효과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정원 방문 시 해설을 듣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청해야 하며, 국가정원 내에서는 국가정원과 소속 해설사 외는 활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현재 활동 중인 해설사들은 모두 울산광역시장이 임명하였기에 부서 간 제약을 둔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이들은 해설사로서 능력과 자격이 충분하므로 지원자에 한해 태화강국가정원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특화된 해설교육을 실시하고, 또한 기존에 국가정원에 배치된 해설사들과 교류의 장을 열어 전문성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원 사전 예약 해설과 해설사 통합 운영에 대한 검토를 통해 국가정원 방문의 편의성 확보도 필요하다. 울산이 지난해 ‘2028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도시 울산’의 면모를 한껏 끌어올려 주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모두 관광객 유치와 홍보 등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유영준 울산대학교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