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울산 민간 소공연장, 활로는 없나]문화다양성 기여…지속가능성 함께 고민을

2025-01-15     차형석 기자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소극장과 소공연장은 지역에 필요하다는 게 문화예술계 등의 중론이다. 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의 민간 소공연장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울산시 등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대중성과 작품성 높은 콘텐츠 제작 등 소공연장 및 지역 예술단체들의 자구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 다양성 측면 소공연장 필요

지역 문화예술계는 소공연장이 대공연장과는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하고 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한다며 민간 소공연장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지역 민간 소공연장 대표는 “대구, 부산 등 가까운 타 도시에 가면 평일에도 민간 소공연장에 관객이 붐비는 등 굉장히 활성화돼 있다. 소공연장에서 진행하는 좋은 공연을 관람함으로써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는 등 다양한 파급력이 있는데 소공연장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민간 소공연장이 사라진다면 울산은 노잼도시이자 문화 다양성이 부족한 도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범관 울산대 교수는 “민간 소공연장은 문화예술의 소비를 넘어 지역의 한정된 문화 속에 다양한 예술적 문화, 지식, 기술을 선보이며 지역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통해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다”라며 민간 소공연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작비 및 공간에 대한 지원

민간 소공연장 운영자들은 소공연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최소한 제작비만이라도 지원해야한다고 말한다.

지역의 한 민간 소공연장 대표는 “한 달간 장기 공연하는데 약 3000만원에서 5000만원가량 든다. 지자체에 모든 것을 지원해달라는게 아니다”라며 “민간이 지자체에서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최소한 제작비라도 지원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월세를 내고 입주해있는 민간 소공연장들의 경우에는 계속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공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다른 민간 소공연장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번씩 제작비를 지원 받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속 새로운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공간에 대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의 경우 소공연장에 대한 지원이 1~2년 단기 지원이 대부분인데다 중복 지원이 불가해 대전 등 타시도의 사례를 벤치마킹 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공간 개발 및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지역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5년간 문화예술활동공간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비를 지원해주는 ‘문화예술활동 공간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1차년도에는 곳 당 1억원 내외로 시설개선지원과 공간활동지원을, 2~5차년도에는 곳 당 3000만원 이내로 공간활동지원을 했다.



◇자체 노력 통한 자생력 갖춰야

권태호 울산시의원은 “민간 소공연장이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민간 소공연장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대관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울산시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용 울산연구원 문화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우선은 울산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고민해야한다”며 “이후 문화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울산시에 운영비 지원 조례 제정 등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결국 민간 소공연장이 활로를 찾기 위해선 스스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콘텐츠를 마련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 소공연장이 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민간 소공연장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한 민간 소공연장 대표는 “같이 민간 소공연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많은 민간 소공연장들이 자체적으로 창작공연을 마련하지 않고 지원에만 의존해 아쉬울 때가 많다”며 “지원은 도움을 주는 정도다. 결국에는 민간 소공연장 스스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공연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