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초등생 부모들 방학 도시락 고민
울산 지역 맞벌이 부부들이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자녀를 돌봄교실에 보내 놓고도 ‘도시락’ 때문에 올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방학 기간 지역 초등학교 121개교에서 돌봄교실 305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 기간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은 481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방학 동안 학생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학교는 전체의 4.95%인 6개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5개교의 돌봄교실에 다니는 학생들은 도시락을 개인적으로 챙겨와야 하는 것이다.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에 따라 개인도시락을 지참해야 하는 상황에 맞벌이 부부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학기 중에는 돌봄교실을 이용하더라도 급식이 제공돼 ‘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학부모 김모(34)씨는 “일하는 부모들은 학생과 달리 방학도 따로 없는데, 평상시처럼 출근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도시락까지 챙기려니 벅차다”며 “학교에서 외부업체의 도시락을 재량껏 제공해 주거나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맞벌이 부부의 이런 고충을 해결하고자 최근 광주, 밀양, 익산, 창원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돌봄교실 도시락 공급 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해당 사업이 맞벌이 부부의 사회활동 참여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본다.
하지만 울산은 도시락 ‘무상’ 제공은 꿈도 꾸지 못할 처지다. 지난해 역대급 세수 펑크로 지방교육재정이 크게 악화된데다, 늘봄학교 확대 운영 등 올해부터 당장 예산이 급하게 투입돼야 하는 사업이 산적해 있어 무상 도시락까지 검토할 여력이 없다.
올 한 해 돌봄교실 이용 학생에게 제공될 간식비 마련에도 진땀을 뺐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올해 돌봄교실 무상 간식 제공 예산은 지난해보다 12억가량이 늘어난 약 33억74440만원이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1인당 2000원꼴인 간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예산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탁도시락은 조사를 통해 수요가 있을 시 학생 100% 자부담으로 학교측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