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팬데믹 이후 최고 실업률에 정국은 안개 속

2025-01-16     경상일보

울산지역 지난해 실업자가 전년대비 2000명(8.4%) 늘어난 2만2000에 달했다. 실업률은 3.7%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취업자는 52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0.1%(1000명) 증가에 그쳤다. 경기침체에 실업자 증가까지 겹친 울산은 소비심리 위축이 실업자를 더 양산하는 악순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과 취업자수 동향은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국 일자리 증가폭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비상계엄 선포 후 정치 혼란이 이어진 12월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0.6%)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로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취업자 수 전망(23만명)과 비교해도 7만명 이상 밑도는 수치다. 불과 2주 전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했던 17만명과도 1만명 이상 격차가 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5만2000명 줄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47만3000명 줄어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마이너스다. 실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실업자가 17만7000명(49.2%)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말 고용한파’가 연간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또 지난해 계속된 내수 부진이 연말로 갈수록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낸 자료에서 “지난해 12월 고용지표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누적된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이후 건설 업황이 침체한 것도 일자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의 경우도 고용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경제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탄핵정국이 길어진다면 이보다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 등 내수 회복 지연, 주력업종 경쟁심화, 생산연령인구 감소폭 확대 등으로 일자리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정치권은 갈수록 악화하는 일자리 상황이 더 이상 수렁에 빠지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